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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8/07  조이시애틀뉴스
[레지나 칼럼]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네요! (2)

나는 무릎 수술 후 회복을 위해 담당 의사의 권유대로 아침에 2마일, 저녁에 2마일 정도를 매일 걷는다. 집 근처를 걷다 보면 저만치 언덕 위에서 빈 강아지 유모차를 밀고, 이미 다 자란 큰 개는 옆에서 따라오게 하며 한두 발 떼기도 힘겨워하는 85세의 ○○○를 자주 만난다.

젊었을 때는 무척 아름다웠을 것 같은 ○○○는 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였다고 한다.

○○○의 남편은 4개월 전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는 오히려 남편이 떠난 것이 다행이라고 말한다.

"아마 지금도 살아 있어 움직일 수 있었다면 지금 내가 살 집조차 없어졌을지도 몰라."

남편은 국가 공무원이었지만 도박에 빠져 돈을 벌면 모두 탕진했고, 지금 ○○○가 살고 있는 집도 역모기지를 받아 그 돈마저 도박으로 모두 써버렸다. 그래서 현재는 집에 걸린 채무 문제로 상황이 매우 복잡했다. 남편이 건강했을 때도 집에 있는 시간보다 카지노를 오가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했다.

○○○의 집을 볼 때마다 자꾸 눈길이 간다. 낡은 지붕은 금방이라도 비가 새어 들어올 것 같고, 담장은 겨우 버티고 서 있으며, 마당의 풀은 한때 보리밭처럼 무성하게 자랐었다. 다행히 앞집의 젊은 이웃이 마당의 풀을 깎아주었다고 했다.

○○○는 사회보장연금(SSA)을 받고 있지만 본인의 연금이 적어 남편의 유족연금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한 달에 2,000달러 남짓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간다고 했다.

어느 날 동네를 걷다 ○○○의 집 앞을 지나는데, 담장 안에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별일 없어요?" 하고 묻자 힘없이 이야기를 꺼냈다.

차가 두 대 있는데 남편이 자신의 이름을 공동명의에 올려놓지 않아 차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집 역시 남편이 역모기지를 받아 큰돈을 빌린 뒤 모두 도박으로 탕진해 버려 은행이 집을 가져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나는 자식도 없고 수입도 적은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할 일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선 ○○○에게 말했다.

"음,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이 집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는 방법을 내가 한번 찾아볼게요."

그리고 "내가 30여 년 동안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당신을 도울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하자, ○○○의 눈에 금세 생기가 돌았다.

갑자기 두 팔을 하늘 높이 들며 "할렐루야! Praise the Lord!"를 외쳤다.

"Regina, I've been praying every day, asking God to help me."

그러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남편은 아주 잘생기고 멋진 사람이었지만, 이미 네 번이나 결혼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결혼한 뒤에야 알게 되었단다. 남편에게는 두 자녀가 있지만 지금은 어디에서 사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남편은 4개월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함께 사는 동안 도박에만 빠져 단 한 번도 생활비를 준 적이 없었다. ○○○는 자신이 조금씩 벌어 생활비를 마련해 왔는데, 남편이 자신도 모르게 집을 담보로 역모기지를 받아 그 돈을 모두 도박으로 탕진해 버려 지금 살고 있는 집마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집 앞 드라이브웨이에는 자동차 두 대가 세워져 있었지만, ○○○는 시력이 좋지 않아 운전을 할 수 없었다. 차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고 싶어도 명의에 자신의 이름이 없어 팔 수도 없다며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더욱 지쳐 보이는 ○○○를 안심시키며 '어떻게 하면 이분을 도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는 ○○○를 돕기 위한 청사진이 하나씩 그려졌다.

동네를 한 바퀴 돌며 2마일을 걷는 동안 내 머릿속은 온통 ○○○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찾아주는 일로 가득했다.

남편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고 집을 담보로 역모기지를 받아 돈을 사용했더라도 아내인 ○○○가 반드시 집을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부터 확인해야 했다.

우선 ○○○에게 몇 가지를 당부했다.

집을 당장 팔지 말고 역모기지 회사에서 오는 서류에 성급하게 서명하지 말 것. 자동차 두 대도 법적인 소유권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팔지 말 것. 그리고 필요한 서류를 하나씩 준비하도록 도와주기로 했다.

남편의 사망진단서, 현재 거주하는 집의 등기서류, 역모기지 계약서와 회사 이름과 연락처, 자동차 두 대의 타이틀, 남편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다는 확인 내용, 재산세 납부 기록, 현재 받고 있는 사회보장연금 관련 서류 등.

이 서류들을 준비한 뒤에는 킹카운티 고령자를 위한 법률지원센터(1-888-387-7111)에 연락해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다.

또 킹카운티에는 고령자 재산세 감면 프로그램이 있으니 재산세 감면 대상이 되는지도 확인해 보기로 했다.

비만 오면 새는 낡은 지붕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평소 친하게 지내는 미국인 제너럴 콘트랙터 ○○에게도 메시지를 남겨 두었다.

또한 킹카운티 고령자 재산세 감면 프로그램(206-296-3920)에 문의하고, 자동차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사망진단서를 가지고 워싱턴주 차량등록국(DOL)에 소유권 이전 절차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만약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 워싱턴주 변호사협회(206-464-1519)를 통해 무료 또는 저렴한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도 알아보기로 했다.

내 머릿속에는 ○○○를 도울 방법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레지나 채
소셜워커, 워싱턴가정상담소 소장
이메일: regina.chae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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