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벨뷰의 I-405 고속도로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소속으로 추정되는 비표시 차량 여러 대가 흰색 밴을 추격하는 영상이 공개돼 이스트사이드 한인사회에도 경각심을 주고 있다.
2일 킹5뉴스에 따르면 문제의 영상은 지난 30일 오전 벨뷰 I-405 북쪽 방향에서 촬영됐다. 영상에는 흰색 밴 한 대가 차량 사이를 빠르게 이동하고 뒤에서 경광등과 사이렌을 켠 여러 대의 비표시 차량이 뒤쫓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전술 조끼를 착용한 요원들이 I-405에서 한 남성을 체포하는 장면도 담겼다.
영상을 촬영한 휴고 부르고아는 아버지와 함께 I-405를 달리던 중 현장을 목격했다. 그는 흰색 밴이 앞서 고속도로변에 정차해 있는 것을 봤으며 이후 추격 상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표시 차량들이 일반 차량 사이에서 추격하면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벨뷰 경찰은 영상에 등장하는 차량들이 벨뷰경찰국 소속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ICE는 해당 차량과 요원들이 ICE 소속인지, 이민단속·추방업무를 담당하는 집행추방국(ERO) 요원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번 사건을 ICE의 추격전으로 단정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사건 하루 전인 9월 30일 ICE 내부에서 차량 정지와 관련한 새로운 지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킹5가 확인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ERO 요원은 차량 정지 업무를 수행할 때 경광등과 사이렌이 설치된 차량을 사용해야 하며 현장 요원은 지급받은 보디캠을 작동해야 한다.
특히 운전자가 정차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ERO 요원은 차량 추격이나 차량을 강제로 회전시키는 이른바 ‘피트 기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대신 차량 번호와 탑승자 정보, 이동 방향 등을 확보한 뒤 추가 수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다만 ICE가 벨뷰 사건에 관여했는지 확인하지 않고 있어 이번 추격이 해당 지침을 위반했는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토안보부는 해당 메모가 새로운 정책 변경이라기보다 기존 지침을 다시 강조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 킹카운티 셰리프이자 킹5 법집행 분석가인 존 어쿼트는 차량 추격은 단속 요원과 추격 대상뿐 아니라 주변의 일반 운전자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요원들이 왜 해당 운전자를 정지시키려 했는지, 어떤 혐의가 있었는지, 추격에 참여한 요원들이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 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고속도로에서 차량을 추격하려면 특정인을 체포하는 것이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정도로 시급한 상황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은 한인 인구가 밀집한 벨뷰와 이스트사이드의 핵심 교통망인 I-405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인사회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영상처럼 비표시 차량이 경광등과 사이렌을 사용해 차량 정지를 시도하는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상대방의 소속을 즉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체포 사유와 체포된 남성의 신원 및 이민 신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상 속 요원들이 ICE 소속인지도 확인되지 않은 만큼 소셜미디어 영상만으로 단속 주체나 체포 이유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최근 시애틀 남부와 이스트사이드 주요 도로에서 이민단속으로 의심되는 장면들이 잇따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한인 이민자들도 운전 중 예상치 못한 단속 상황에 대비해 체류 및 신분 관련 서류를 점검하고 가족들과 비상 연락 방법을 미리 공유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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