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새로운 행정명령을 서명하며 H-1B 취업비자 발급에 연간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전문 인력 의존도가 높은 워싱턴주 기술 기업들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시애틀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성명에서 “H-1B 제도가 미국 근로자를 보완하기보다 대체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며 “프로그램 남용을 억제하고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이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H-1B 신청 과정에는 수백 달러 수준의 기본 행정 수수료와 고용주 부담 비용이 있지만, 이번에 발표된 연간 10만 달러 수수료는 전례 없는 규모다. 시애틀 이민 전문 변호사 에스터 그린필드는 “경제적으로 설득력이 없는 정책”이라며 “숙련된 외국 인재 유입은 오히려 미국 경제 성장에 기여해 왔다”고 지적했다.
H-1B 제도는 1990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시절 도입된 후 매년 8만5천 개로 발급이 제한돼 있으며, 워싱턴주만 해도 2025 회계연도에 약 9,000건이 승인됐다. 이 중 5,200건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마존은 전국적으로 1만 건 이상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에서 특정 기업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규모 감원과 H-1B 비자 사용을 동시에 진행한 사례를 지적하며 “미국 근로자에 직접적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비자 발급과 감원은 무관하다고 해명해 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대기업은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인재를 해외 지사에서 채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소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워싱턴대학(UW) 공공정책대학원의 제이콥 비그도르 교수는 “대기업은 인력을 해외로 돌릴 수 있지만, 중소 규모 기업은 사실상 문턱이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 기조 속에서 나온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난민, 망명 신청자, 불법 체류자 등 취약 계층을 겨냥해온 정책 방향이 이제 합법적으로 일하는 고숙련 이민자들까지 확장된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별도로 ‘골드 카드(Gold Card)’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이는 개인이 100만 달러, 또는 기업이 200만 달러를 부담하면 신속하게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새 수수료 정책의 구체적 시행 시기, 대학·비영리 기관 등에 대한 예외 적용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또한 주 정부 및 기업들의 법적 소송으로 시행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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