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르세라핌이 17일 밤 이전에 임재범이 공연했던 클라이밋 플레지 아레나(전 키어리나)에서 가진 첫 시애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5인조 걸그룹은 2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공연에서 팬들과 호흡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선보였다고 시애틀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K팝 그룹 르세라핌이 17일 밤 클라이밋 플레지 아레나에서 공연을 했다. (SOURCE MUSIC 제공)
타임스에 따르면 르세라핌은 이날 공연에서 라틴 팝 리듬의 히트곡 '파이어 인 더 벨리(Fire in the Belly)'로 무대를 시작하자마자 경기장을 월드컵 경기장 못지않은 함성으로 가득 채웠다. 관객들은 노래의 후렴구에서 “올레(Olé)”와 “와우”를 외치며 열광적으로 화답했다.
멤버 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로 구성된 르세라핌은 미니 앨범 3부작 '이지(EASY)', '크레이지(CRAZY)', '핫(HOT)' 등 무려 28곡을 선보이며 무대를 이끌었다. 지난 3월 완결된 이번 앨범 시리즈는 그룹의 정체성과 음악적 스펙트럼을 집약적으로 보여주었다.
르세라핌은 지난해 캘리포니아 음악축제인 '코첼라' 첫 무대에서 불안정한 보컬과 과도한 안무 논란에 휩싸였으나, 이번 투어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리더 김채원은 “도시마다 이렇게 큰 사랑과 에너지를 받아 정말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공연은 그룹의 다채로운 매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었다. 발레 전공자인 카즈하는 '애시(Ash)'에서 유려한 회전 동작과 균형 감각을 과시했고, '번 더 브릿지(Burn the Bridge)'에서는 정교한 손동작 퍼포먼스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힙합 기반의 '이지'는 새로운 록 편곡과 함께 한층 강렬한 무대로 재탄생했으며, '사워 그레이프스(Sour Grapes)'와 '더 그레이트 머메이드(The Great Mermaid)'에서는 안정된 가창력이 돋보였다.
이날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팬들과의 적극적인 교감이었다. 팬덤명 ‘피어나(FEARNOT)’를 향한 멤버들의 애정은 무대 곳곳에서 드러났다. EDM 하우스 리듬이 인상적인 '크레이지'에서는 관객들이 한국어와 영어 가사를 함께 따라 부르며 장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1-800-hot-n-fun'에서는 가사 속 ‘사키(Saki)’를 찾는 콘셉트에 맞춰 현장에 있던 한 팬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고 짧게 무대를 함께 꾸미는 이벤트를 펼쳤다. 또 '언포기븐(UNFORGIVEN)' 무대에서는 무대 동선을 바꿔 경기장 사방의 팬들과 눈을 맞췄다. 허윤진은 “여러분도 우리와 함께 무대 위에 있다”며 관객들에게 휴대폰을 내려놓고 순간을 즐겨달라고 요청했다.
앙코르 무대에서 멤버들은 워싱턴대학의 보라색·금색 의상을 입고 등장해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 멤버들은 차례로 감사 인사를 전했으며, 허윤진은 “우리가 두려움을 덜고 도전할 수 있도록 서로를 응원하는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데뷔 3년 만에 북미 투어를 진행 중인 르세라핌은 이번 시애틀 공연을 통해 음악적 성장과 팀워크, 그리고 팬들과의 강력한 유대감을 보여줬다. 시련을 넘어선 자신감과 팬들의 응원 속에서, 그들은 이름처럼 “두려움 없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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