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인터넷의 정보력 덕분에 이제 사람이 가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거의 없다. 기술의 발달로 여행비가 저렴해지고 모든 시스템이 과거에 비해 간소해졌기 때문이다. 상품과 서비스, 아이디어까지도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 결과 자유에 대한 기본 개념에서 경제 모델이나 정치 구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각이 하나의 보편적인 사고로 수렴되었다.
이를테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수는 1975년부터 2005년 사이에 두 배가 되었다. 많은 나라가 자유경제를 지향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 시스템은 더욱 시장 중심적이고 자유주의적이며 자본주의적으로 변모했다.
인도는 경제 자유화를 선언하고 외국 자동차 기업에 시장을 개방했다. 앰배서더 승용차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문화와 전통이 섞이고 있다. 오늘날 뉴욕과 런던, 서울, 리우데자네이루, 카이로의 청소년들은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음악을 듣는다.
경계가 사라지는 이같은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한국 케이팝 그룹 방단소년단(BTS)의 부상이다. BTS는 과거에 비틀즈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들은 폭력을 근절하자는 내용의 UN 연설을 통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인류의 기대와 욕망이 하나로 모아지면서 문화의 경계가 흐릿해진 지금은 이러한 특징이 큰 장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 한국은 BTS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의 산실이 되고 있다. 그동안 창출한 직간접적 시장 규모만 해도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특히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콘텐츠 산업 분야의 대표적인 선진국이다. 이는 장기 목표를 설정한 뒤 시장 분석에 맞춰 효과적인 투자를 한 결과다.
우리 민족 특유의 가락과 흥은 확실히 남다른 측면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몇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끝은 늘 노래와 어깨춤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가슴을 울리는 곡들이 수없이 탄생했고 사랑받아 왔다.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화나 드라마, 버라이어티 쇼 역시 상호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금과 같이 케이팝의 이코노미 파워를 개척한 사람은 단연코 SM그룹의 이수만 회장이다. 내가 1990년대 중반에 스탠퍼드 연구 단지에서 인큐베이션 시스템을 통해 미래의 창업 스타들을 길러내기 위해 열정적으로 일할 때, 동양의 작은 나라인 한국에서 그는 인큐베이션 시스템이라는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팝 스타를 배양하는 전례 없는 전략을 이미 시도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케이팝이 오늘날 전 세계를 뒤흔드는 엄청난 역사를 개척하게 될 줄 이 회장은 설마 예상이나 했을까?
//www.joyseattle.com/news/46193
관련기사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