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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10/18  조이시애틀뉴스
[염승찬의 등반기] 눈얼은 나이프릿지를 통과해 정상으로


빙벽 상단 확보점 에서 좌측으로 경사면 급하지 않은 작은 빙벽을 넘어 릿지의 설사면 으로 올라섰다. 참 난감하다. 신설이 살짝 얼어붙은 빙하 겉면을 파내어 단단한 빙하에 스크류 설치하여 확보하기가 애매하다.


그동안 빙하를 등반해 보면 50센티 이상되는 스노우바는 손도끼 아이스바일로 때려 박기가 힘들어 집에 두고 왔다. 셋이서 상부빙하 설사면을 등반하며 확보물로 쓰려 대드맨을 한개만 갖고 왔으니.. 경사도가 급한 상부 설사면에서 실수할까 불안해 하는 정배와 재희를 데리고 등반하기가 참으로 어정쩡하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올라와 후퇴할 수도 없고, 여러차레 알미늄 판대기 대드맨을 설치하고 회수하며. 100여 미터를 오르니 상부에 적당한 안부가 보이고 이제는 함께 움직이는 러닝 빌레이로 오를만한 루트가 된다.


정상 빙하 에서 떨어져 나온 꼬깔과자 얼음 덩어리 주변으로 바람이 눈 참호를 아담하게 만들어 두었다. 잠시라도 맘 편하게 쉴 수 있는 눈참호에 들어가 주머니 속에서 얼어버린 간식을 녹여 먹으며 약간에 휴식을 취한다.


고단한 육신을 잠시 쉬게 하고 따사한 햇볕에 나른해져서 움직이기 싫어하는 몸을 다시 추스려 오른다. 정상은 거리상으로 보아 약 200~300 미터 만 올라서면 될것 같다. 


우리보다 먼저 빙하등반을 끝낸 미국팀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남긴 족적을 우리도 따라 오른다. 모르고 첨 나선 길에서 보이는 이 흔적은 잘못 따라갔다 다시 되돌아 와야 할지언정 앞선 발자국은 지금 우리에게 작은 희망이 된다.




 

먼저 올라가 공설운동장 처럼 넓은 눈광장에 털퍼덕 주저 앉은 정배와 재희는 두손 높여 사랑한다는 표시로 나를 반긴다. 오름 등반을 성공으로 끝낸 나도 두팔을 쳐들고 감사한다.


베이커 정상은 이제 올라온 앞쪽으로 자그마한 동산되어 우리를 반긴다.
 

정상에 서서 마주 보이는 마우트 샥슨에 프라이스 글라시아 루트를 바라본다. 워싱턴주에 있는 5개의 북미 50 클래식 루트 중 접근 어프로치가 힘들고 멀어 자주 등반이 않되는 곳이다.


일면식은 없지만, 산악 선배 주영님 책 '얕개바위'에 등장하는 마운트 셕산의 프라이스 글라시아 루트. 워싱턴주에 있는 북미 50 클래식 루트 5개 중 한곳이다.



북미 50 클래식루트는 북아메리카의 산재한 수많은 등반루트 중 전문 산악인들이 고르고 골라 선정한 알래스카 데날리에 캐신릿지부터 내가 정배와 재희 데리고 등반해낸 와이오밍주 그랜트티탄에 노스릿지, 우리가 사는 워싱턴주 스튜어트에 노스릿지 등등 북미 전역에 위치한 최고 알파인등반 루트들이다.


프라이스 글라시아 루트로 등반하기 위하여 작년에 접근로도 찾어보며 정찰을 해두었다. 문제는 등반을 나와 함께 할 멤버 구성이다. 그래도 루트를 쳐다보며 단단히 마음에 새겨둔다. 내 곳 널보러 가마...
 

높은 산 정상을 오르고 내려가는 마음은 여전히 허전한 평화다. 함께 오지못한 자일 파트너에 대한 미안함이다. 나를 믿고 목숨 걸어야 하는 어려운 등반을 함께 동행해준 정배, 재희 두 아우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등반하며 일하며 바쁜 와중에 "우린 이렇게 왔다" 라는 책을 대표저자로 출판한 재희에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나와 같이 구상하는 두번째 책도 노스릿지 등반성공 마냥 곧 이루어 질것이다.


2018년 올해들어 6월과 7월에 걸쳐 나는 베이커 정상을 3주 연속 세번 올랐다. 2015년 7월은 일주일동안 지인을 안내하여 마운트 레이니어 정상을 두번 올라간 적도 있다. 백조에 조용한 우아함은 끝없는 발젖기에 있다.


알파인 고산등반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조용한 정성이다. (등반 대원: 손정배, 송재희)


글/사진 염승찬 산악문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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