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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10/10  조이시애틀뉴스
[염승찬의 등반기] 역시 등반은 파트너에 달려


해발 고도가 2700 미터 이상으로 높아지며 벌려진 크레바스 피해 천천히 걸어도 가슴이 터질듯이 점점 숨소리 가뻐진다. 굳어진 눈 위로 며칠전 내린 신설이 살짝 얼어 붙어 있는 가파른 설사면을 오른다.
 

자칫 실수하여 미끄러저 내려가면 죽음이 기다리는 저아래 크레바스로 직행 할곳을 서로서로 줄을 묶어 러닝 빌레이 보며 서로가 각자 조심스럽게 올라서느라 온몸에 힘이 들어가 녹초가 된다.


빙벽 등반 전 마지막 남은 설사면 직벽을 치고 올라와 잠시 숨을 돌리고 올라온 설사면에 왼쪽으로 트레버스하여 정상까지 덮혀있는 거대한 베이커 노스릿지 빙하를 마주보고서 대면했다.


자료에 따르면 미 본토의 3000미터 이상 고산 봉우리 중 마운트 베이커 정상에 덮혀 있는 상부 빙하가 제일 두껍게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비박을 하고 노스릿지로 올라 오려 출발 준비하며 만났던 젊은 미국 친구들은 열심히 등반 중이다. 아침에 비박지에서 우리를 지나쳐간 두명만 보았는데 얼음에 가까이 다가서 올려다 보니 빙하를 등반하는 팀은 두팀이다. 어제밤 우리 보다 높은 곳에서 비박하고 등반하는 또다른 팀이 있다. 미국에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아침 노스릿지에는 우리까지 세팀이 붙었다.


내가 리딩하고 정배가 두번째 재희가 마지막 말등으로 빙하에 설치한 스큐류 확보 장비들을 회수하기로 하고 나는 얼음을 찍고 나갔다.


올려다 보니 빙벽은 페이스직벽 으로 상단부는 약간 배가 나와 오버행 느낌이 든다. 뭐 일단 붙어 봐야 아니... 무거운 비박 배낭을 멘채로 달려든다.


몸이 가볍게 배낭 벗고 올라서 나중에 줄에 묶어 배낭을 끌어 올릴까? 약간의 갈등과 고민도 있었지만 후배들 앞에서 혹시라도 위에 있는 미국 애들이 볼까봐 그놈의 가오(체면)때문에 그냥 올라서기로 오기를 부렸다.




시애틀 지역 에서 여러번 빙하 빙벽 등반을 해 보았지만 어느곳 보다도 빙하는 단단하게 결빙되어 있다. 아니 결빙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내린 눈이 싸이고 싸여 그 어마어마한 무게에 짓눌려 단단하게 굳어진 것이 얼음 돌덩어리다.


손목도끼 아이스바일 피크에 각도가 맞지 않게 타격 하면 팅 소리가 나며 손목이 떨려 어깨까지 얼얼하게 전달될 정도의 강빙이다.


중간 확보물 설치를 하느라 손잡이 좋고 성능 좋은 페츨 20센치 스크류를 쓰는데 스큐류 나선이 중간 이상 들어가서는 남은 회전을 시키는데 손에 힘이 억세게 들어갈 정도로 빙하의 눈얼음은 단단하다.


베이커 정상을 멀리서 보면 서울 광화문 육교건너 덕수제과점의 살살녹는 아이스크림을 올려 놓은 팟빙수 처럼 무르게 생겼다.


가까이 다가와 보면 빙하에 군데 군데 흙먼지에 얼룩진 것이 마치 먹다남은 팟빙수가 영하 20도 냉동고에서 그대로 얼어버린 형국이다. 등반을 시작하여 빙벽 중간에 스크류 세개 설치하고 올라서...



발 디딤이 좋은 약 20미터 오버행 넘어까지 등반해 첫핏치를 끝냈다. 첫핏치 직벽얼음에 난이도는 춘천가는 길에 위치한 강촌의 구곡빙폭 정도였다.


몸에 차고 올라온 아껴둔 스크류 두개를 얼음에 밖어 줄묶고 뒷사람을 끌어 올릴 단단한 빌레이 스테이션을 만들고 후등 정배를 등반하게 하며 끌어 올릴 준비를 한다.


정배는 나와 함께 알파인 클라이밍을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고 얼음 등반 경험이 많지 않아 걱정 했는데 두번째 스크류 통과하고 페이스 직벽에서
늘상 얼음에 직벽은 오버행 처럼 느껴지는 바로 그곳에서 단단한 얼음에 살짝 찍힌 손도끼 날이 빠지며 추락한다.



건장한 체격의 중랑감 있는 정배는 우리가 7미리 로프를 등반에 쓰는라 8자 하강기가 얅은 로프를 제대로 잡어주지 못해 로프가 빠져 밀리고 얼른 얼음에 다시 붙으라 소리쳐도 정배는 힘이 빠졌다고 더 올라오지 않고 아래로 내려 달라한다.


7-8미터 정도 올라온 정배를 일단 직상 빙하 아래로 내려 보내고 재희로 선수 교대를 한다.


오래 걸리지 않어 재희가 올라 오고 좀 쉬면서 원기를 회복한 정배도 올라오고 노스릿지에 고난도 루트는 일단 통과했다. 약 25미터 얼음 한핏치를 세명이 통과하는데 두시간이 걸렸다. 


아침 6시에 약 2700미터 고도의 비박지를 출발했는데 벌써 11시 40분이다. 노스릿지 상단 빙하 빙벽 등반 스타트의 고도는 약 3000미터 정도다. 이제 정상까지는 나이프릿지 설사면을 400 터 이상 올라서야 한다.



생각보다 빙벽 등반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역시 등반은 파트너에 달려있다. 오랜시간 알파인 등반을 함께한 경험 많고 손발이 잘 맞은 빌레이 파트너와 함께 했다면 채 한시간도 걸리지 않었을텐데 생각하며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번에 노스릿지 등반루트 확실하게 알어뒀으니 다음에 같이 또 오면 되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글/사진 염승찬 산악문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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