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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3/11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이제 문제는 '깔끔한 배출'


지금은 기억도 가물해져 가려는 나의 미국 생활 3년간 나는 여러 나라에서 온 룸메이트들과 한집에서 지내며 서로의 나라에 대해 엿볼 기회를 얻었다. 그중에서 기억나는 친구가 일본과 프랑스에서 온 친구들의 자기 나라에 대한 평가였다. 둘 다 모두 자기는 자기 나라 사람이 싫다는 것이었다.


일본 친구는 자기는 일본에서 왔지만, 전형적인 일본식 사고가 싫고, 자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또 프랑스 친구는 자기는 프랑스 남자가 싫고 만일 동양 여자와 서양 남자가 만난다면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둘 다 매우 첨예한 일본, 그리고 프랑스 친구였다. 일본 친구는 입주가 결정되자마자 부엌에 전기레인지 위 후드에 불조심 포스터처럼 보이는 작은 부적을 붙였으며, 프랑스 친구는 일상생활이 시작되자 거실은 각종 향수와 내려 먹는 커피로 촉촉하고 향기로워졌다.


그들은 어떻게 그들의 나라를 스스로 안 좋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필자로서는 어떤 사람이든지 자기 가족, 나라, 종교에 대해서는 서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었고, 지금도 거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과연 그들이 그들의 나라에 대해 자부심과 애국심이 없을까?


그 일본 친구는 처음으로 오는 미국유학 생활이지만 그녀의 짐 안에는, 그 당시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었는데, 286도시바노트북과 함께 기모노를 한 벌 챙겨왔다. 프랑스 친구는 파리에 있을 때 루브르 박물관을 그녀의 엄마와 함께 많이 갔었는데 관광객이 안 오는 시간을 살펴서 일요일 오전을 애용했다고 한다. 그녀가 문화강국인 프랑스에 대해 자부심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한국이 경제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한국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수없이 확인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경제적인 기적을 인정받았고 1988년 올림픽을 통해 한국의 경제 수준과 국민적 우수성을 확인받으면서 세계 각국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갔다.



나의 룸메이트들에게 필자는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 하나로 많은 호감을 받았던 것 같다. 주말에 한국영화 비디오를 빌려오면 친구들은 같이 보기를 원했고 긴장이 풀려 중간에 졸던 필자와는 달리 한국영화를 필자보다 더 열심히 보면서 화면의 내용을 필자에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프랑스 친구는 한국에서 가져온 약을 주니까, 미국 제품보다 더 신뢰한다면서 반색했다.


그들이 왜 자국에 대한 조건 없는 애국심을 숨기고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였는지 필자는 확실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렴풋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미 확고한 명성과 기반을 갖춘 자의 여유, 그리고 무차별하게 받게 되는 어떤 비판에 대한 준비된 방어, 혹은 민족주의보다는 보편적인 인류애를 지향한다는 태도?


요즘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회로 한국인의 자연스럽고 따뜻한 성품, 우수한 관람 태도, 사회 전반적인 치안의 안전성에 대한 찬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칭찬은 좋은 일이고 앞으로 더 잘 하여 세계인에게 영향을 준다면 요즘같이 전 세계의 소식이 빨리 전해지는 시대에 나쁠 것 없다고 본다.


이런 자부심을 품고 필자는 가끔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과 대화를 하게 되면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에서 좋은 게 뭐고 힘든 점이 뭐예요? 하고 묻는다. 카메라가 없어서 그런지 어떤 때는 신랄한 답변이 와서 예의상 묻던 필자를 당황 시킬 때가 있다.


한번은 유럽에서 왔다는 30대 여성이 힘들다는 답변을 ‘음식’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한국 음식을 모두 좋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맵고 짠 음식 때문에 생활이 힘들단다. 그녀는 또 사람들이 길에 침을 뱉어서 너무 싫단다. 도대체 그녀는 어디 사는가? 내가 다니는 길은 깨끗했는데…… 그런가 하면 어떤 남자 유학생은 남자 화장실에 불쑥 들어오는 아줌마 (환경미화원)가 가장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모두가 한국의 수준 높은 시설을 칭찬하는 마당에 최근 제기된, 문이 없는 (혹은 문이 열린 채 있거나, 가림막이 없는) 남자 화장실 문제도 그렇고 한국 남자들에게 듣지 못한 문제를 제3세계 외국인에게 들으니 허를 찔린 기분이 들었다.

 

길거리에서 침 뱉는 문제와 남자 화장실 문제, 선진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먹는 것이 해결된 이 시대 이제 한국의 자랑이 깔끔한 배출이 문제가 되었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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