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 본사를 둔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가 호텔의 가격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숙박비를 부담시켰다는 집단소송에 벨뷰 거주 한인도 원고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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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익스피디아 시애틀 본사 캠퍼스 |
16일 시애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벨뷰의 박성회 씨는 캘리포니아 주민 로니샤 앤드루스, 펜실베이니아 주민 로레인 로치와 함께 지난 2일 워싱턴 서부 연방지방법원에 익스피디아 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공개 사건 기록에서도 이들 3명의 공동 원고 참여가 확인된다.
이번 소송은 익스피디아에서 호텔을 예약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인 여행객들의 관심을 끈다. 원고들은 익스피디아가 호텔 자체 웹사이트나 경쟁 예약사이트의 할인까지 막아, 소비자가 어디서 예약하든 높은 숙박료를 지불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장이나 가족여행을 위해 여러 예약사이트를 비교하거나 호텔에 직접 예약하는 한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다만 현재는 집단소송 승인을 추진하는 단계로,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 법원이 위법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소송의 핵심은 호텔이 익스피디아 밖에서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격 제한이다.
원고 측은 익스피디아가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호텔에 다른 판매 경로보다 불리하지 않은 요금을 요구하면서, 호텔 자체 웹사이트에서조차 더 저렴한 객실료를 제공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통상 호텔이 고객의 직접 예약을 받으면 온라인 여행사에 지급하는 중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원고들의 논리는 호텔이 이 비용 절감분을 할인으로 돌려줄 여지가 있지만, 익스피디아의 계약 조건과 운영 방식이 이를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예약사이트를 바꿔가며 가격을 비교해도 실질적인 할인 혜택을 얻기 어려워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익스피디아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까지 높은 가격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이다.
소장에 따르면 익스피디아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한 호텔 예약에 약 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플랫폼에서 더 높은 노출을 원하는 호텔은 최대 30%의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다고 원고 측은 주장했다.
원고들은 호텔이 이러한 수수료를 부담하면서도 익스피디아에 객실을 올리는 이유로 플랫폼의 영향력을 지목했다. 익스피디아에서 빠지면 상당한 예약 고객을 잃을 수 있어, 호텔들이 높은 중개 비용을 감수하고 이를 객실 가격에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익스피디아닷컴 외에도 호텔스닷컴, 트래블로시티, 오비츠, 칩티켓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원고 측은 이들 플랫폼이 미국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호텔 예약 거래액의 약 80%를 차지한다며, 이러한 시장 지위가 호텔의 가격 결정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수수료율과 시장점유율, 가격 인상 효과는 소송에서 원고 측이 제시한 내용으로, 법원의 확정된 판단과는 구분된다.
원고들은 가격 제한이 계약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검색 결과를 통해서도 집행됐다고 주장했다.
호텔이 다른 예약사이트 등에서 더 싼 요금을 제시하면 익스피디아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고, 해당 호텔의 검색 순위를 낮춰 고객에게 덜 보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예약시장에서 검색 결과의 위치는 호텔의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원고 측은 호텔들이 검색 순위 하락을 피하기 위해 다른 판매 경로에서도 가격을 낮추지 않고, 결국 여러 사이트에서 비슷한 높은 요금이 유지됐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업체가 경쟁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호텔이 자유롭게 할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지적이다.
익스피디아는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회사 대변인은 시애틀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소송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반박하고, 1996년 창립 이후 여행 공급업체들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과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 왔다고 밝혔다.
향후 재판에서는 익스피디아의 호텔 계약과 검색 순위 운영이 실제로 가격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했는지, 소비자들이 그로 인해 추가 비용을 부담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원고들은 시애틀 소재 테럴 마셜 로그룹 소속 변호사 등을 통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벨뷰 거주 한인의 원고 참여와 함께, 숙박비 부담을 느끼는 지역 소비자들의 문제를 시애틀 대형 여행업체의 영업 관행과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호텔 직접 예약이나 다른 플랫폼 이용만으로 중개업체의 가격 정책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한 질문으로 떠올랐다. 원고들의 주장이 인정된다면 익스피디아 고객을 넘어 다른 경로로 미국 호텔을 예약한 소비자들에게까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호텔 이용객의 환급이나 배상 권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집단소송 승인 여부와 적용 대상, 위법성 및 손해에 대한 판단은 앞으로 법원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애틀타임스는 익스피디아의 주요 경쟁사인 부킹닷컴도 미국에서 유사한 가격 제한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부킹닷컴은 유럽에서 법적 도전을 받은 뒤 2024년 유럽경제지역 30개국 호텔 계약에서 관련 조항을 삭제했다. 미국에서도 온라인 여행업체의 가격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소송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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