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몬드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9일 해외 체류 중인 H-1B 비자 소지 직원들에게 “즉시 미국으로 돌아오라”는 긴급 지침을 내렸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대폭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내려진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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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Microsoft |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주요 기술기업들도 해외에 나가 있는 직원들에게 20일까지 귀국할 것을 권고했으며, 이민 전문 변호사들 역시 비슷한 지침을 전달했다.
20일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SNS ‘X’를 통해 “이번 수수료 인상은 신규 비자에만 적용된다”며 “이미 H-1B 비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통상적인 절차대로 출입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민서비스국(USCIS)과 관세국경보호국(CBP)도 같은 내용을 담은 메모를 배포해 혼란을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21일부터 발효되며, 기업과 근로자들은 즉각적인 충격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국 이민 담당 부총괄 고문 잭 첸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20일 안에 귀국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해외 출장 자제를 권고했다.
시애틀 이민 변호사 타흐미나 왓슨도 고객들에게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병원 의사 상당수, 대학 교수진, 기술 스타트업 종사자 등 많은 전문 인력이 H-1B 비자를 기반으로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며 파급력을 강조했다.
왓슨 변호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행정명령 직후 현장에서는 “기존 H-1B 소지자도 재입국 시 10만 달러를 내야 한다”는 해석이 퍼지며 공포가 확산했다. 실제로 인도에 체류 중인 한 H-1B 근로자는 급히 미국행 항공편을 찾을 수 없다며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문의를 보내왔다.
비록 정부 해명이 나오며 일부 혼란이 가라앉았지만, 기존 비자 소지자가 다른 회사로 이직할 경우에도 인상된 수수료를 내야 하는지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H-1B 비자 제도는 1990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법으로 제정한 것으로, 숙련 전문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과학자, 엔지니어, 의료기술자 등 전문직 외국인 근로자를 기업이 스폰서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현재 매년 65,000개의 학사 학위자용 비자와 20,000개의 석사 학위자용 비자가 발급 상한으로 정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두고 “체계적인 남용으로 미국 노동자 대체가 심각하게 이뤄져 경제와 안보가 위협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와 의료·교육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하면서 향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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