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오월이다. 사월을 지나면서 오월이 올 때, 시작하고 싶은 문장이 있었다. ‘5월1일은 근로자의 날, 은행은 놀고 공무원은 일하는 그런 날이다.’ 라는 문장이었다. 은행직원과 공무원은 모두 문턱이 높은 선망의 직업이지만 그 안에서도 서로 사정이 달라, 관공서는 일하는데 은행은 휴무이다.
근로기준법이란 것이 있다. 그래서 1970년 각박한 노동환경 속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한 근로자가 이래서는 안 된다 하다 하다 더 할 것이 없어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라고 외치며 자신의 몸을 바쳐 평화시장에서 산화하였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청년 전태일 (1948~1970)의 마지막 외침이었다.
그는 대통령께 보낸 전달되지 못한 탄원서에서 자신이 속한 의류업계 작업현실을 설파한 후, ‘10대 여공들의 15시간 이상의 장시간 근무를 12시간 이하로 단축’하고’, ‘한달 2일의 휴일을 4일로 늘일 것’과 ‘종업원의 정확한 건강진단’,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임금 여공들의 수당 50% 인상’을 요구하였다.
1995년 박광수감독은 지식인의 시선으로 전태일의 일대기를 영화화했는데, 어떤 불필요한 장면 하나 없이 관객을 영화의 장면 속 긴장과 공감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영화에서 출연배우가 작업장에 환풍기 하나 달아 달라고 무척이나 애쓰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005년 청계천 복개와 더불어 전태일은 평화시장 앞 버들다리 (현재 전태일 다리로 병행표기) 위에 청동 반신상 (임옥상 작가 작품)으로 솟아올랐다.
‘농자천하지대본’ 이라는 말을 과연 농부가 했을지? 지주가 했을까? 모르지만, 일을 하는 게 보람이 있고 즐겁다는 사람이 있는 한 노동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번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기호 5번 정의당 후보였던 심상정씨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여기서 노동이란 다분히 육체노동을 중심으로 말하는 것 같은 데, 인간의 땀으로 이루어진 ‘노동의 가치’는 기계화 세상이 되어 갈수록 충분히 보상받고 존중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노동이 인위적 계약 관계로 인해 형성된 것이라고 하면, 근로자에게는 2017년에도 전태일이 1970년에 주장했던 임금과 노동시간, 그리고 건강과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라는 공통언어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여기서 필자가 환기 시키고 싶은 사항은 현재 6,470원이니 2020년에 만원이니 하는 최저시급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지만 근로 기준법에도 제시되었듯이 하루 8시간의 노동시간의 준수와 이에 따른 교체근무의 정착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일의 질과 노동자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아직도 일부 직종에서 12시간 근무라든가, 15시간 연속근무 후 격일제, 혹은 야간근무라는 말이 들리는 데 이는 세심한 교대 근무가 필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장시간 근무를 해야만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임금의 문제이지만 생활비가 충족되는 데도 시간을 늘여 장시간 일을 한다든가 겹치기 출연처럼 소수가 역할을 독점한다면 이는 노동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형태와 욕망의 문제가 된다.
교대근무는 횡적인 잠재 구직자를 위한 분배의 개념과도 닿아있다. 일을 나누어 함으로써 근로자는 퇴근 후 사적 업무를 볼 수 있고 또한 생애주기 별로 가족 구성원으로써의 역할도 분담할 수 있다. 이로써 퇴직 후에도 가정과 사회에서 유대감 가지고 자연인으로서의 존재감을 가지는 기본 바탕이 되지 않을 까 생각이 든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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