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일시 중단되며, 양측의 인질과 수감자들이 대규모로 석방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억류된 인질 20명을 석방했으며, 이스라엘은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1,900명을 풀어줬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또 사망한 인질 28명 중 4명의 시신을 인도했다고 전했지만, 나머지 시신들의 송환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석방은 가자지구 전역을 초토화시키며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희생된 전쟁의 휴전에 따라 이뤄졌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번 평화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하며, 2년간 이어진 참혹한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은 유대력으로 전쟁이 끝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인질 송환 장면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됐다. 텔아비브 ‘인질광장’에는 수천 명이 모여 눈물과 환호 속에 석방 소식을 맞이했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는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맞이하는 축하 행렬이 이어졌다. 베이투니아 교도소 앞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감사하다, 신의 뜻이 이루어졌다”며 환호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공개한 영상에는 가족 품으로 돌아온 인질들이 서로를 껴안으며 오열하는 장면이 담겼다. 인질 바르 쿠퍼슈타인의 아버지 탈은 오랜 장애로 휠체어를 사용해왔지만, 아들을 맞이하기 위해 일어서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가운데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인물 250명을 포함해, 전쟁 중 체포돼 기소 없이 구금된 1,700명도 포함됐다. 일부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또 일부는 해외로 추방됐다.
이집트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송환한 150명 이상의 수감자가 라파 국경을 통해 귀환했다”고 밝혔다.
인질 가족 단체인 ‘인질가족포럼’은 “살아 돌아온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돌아오지 못한 현실에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인질조정관 갈 히르시는 “국제 공조팀이 향후 72시간 안에 미송환된 인질의 행방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하며 시작된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에서는 약 1,200명이 숨졌고, 가자지구에서는 6만7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 유엔은 “전체 사망자의 절반이 여성과 아동”이라며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휴전과 인질 교환은 양측 모두에게 아픈 상처를 남겼지만, 중동 평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이집트로 이동해 지역 정상들과 함께 미국이 제안한 사후 평화 정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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