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자회사 ‘링(Ring)'이 자사 도어벨(초인종)과 보안 카메라 제품에 얼굴 인식 기능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신기능은 오는 12월부터 신형 제품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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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은 이번 기능을 통해 가족, 이웃, 친구 등 사용자가 등록한 인물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방문자 알림 시 “사람이 감지되었습니다” 대신 “이웃이 방문했습니다”와 같은 맞춤형 안내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얼굴을 등록하거나 별칭으로 저장할 수 있으며, 해당 기능은 기본 비활성화 상태로 제공되어 사용자가 직접 설정해야만 작동한다.
하지만 미국 내 개인정보 보호단체와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링 카메라가 설치된 가정 앞을 지나기만 해도 타인의 얼굴이 자동으로 스캔되고 데이터로 저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개인정보보호센터(EPIC)의 칼리 슈뢰더 수석 변호사는 “누구든 링 카메라 범위 안에 들어오면 얼굴 인식의 대상이 된다”며 “이들은 촬영과 데이터 수집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감시기술감독프로젝트(STOP)의 앨버트 폭스 칸 대표는 “주거지에 설치된 민간 카메라로 생체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윤리적·법적 문제를 동시에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이번 기능이 일리노이주, 텍사스주, 오리건주 포틀랜드시에서는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얼굴 인식·지문 등 생체정보 수집 시 반드시 개인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기업에 고액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링 측은 “사용자들이 관련 법을 준수하며 책임 있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으며, “일부 주에서는 얼굴 인식 기능 사용 전 별도의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얼굴 인식 기능의 정확도와 보안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PIC의 슈뢰더 변호사는 “단순히 문 앞의 사람을 확인하는 용도라면 기존 카메라 영상으로도 충분하다”며 “얼굴 인식 기술은 불필요한 개인정보 수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EFF(전자프런티어재단)의 애덤 슈워츠는 “배달원이나 행인 등은 자신의 얼굴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될지 모르는 상태로 촬영된다”며 “이러한 구조는 근본적으로 비윤리적”이라고 말했다.
링은 과거에도 보안 취약성과 직원의 무단 영상 열람 논란으로 비판받은 바 있다. 2023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의 합의 과정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됐으나, 회사는 자체적으로 보안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사회적 보안 요구 증가에 따라 얼굴 인식 기술이 다시 확산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EPIC의 슈뢰더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인정보 침해 우려로 기업들이 얼굴 인식 기술을 제한하는 추세였으나, 이제 다시 보안과 편의성을 이유로 부활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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