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집 뒷마당의 천막 아래서 투자자를 설득하던 신생 기업이 5년 만에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AI 서비스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앤트로픽과 공동창업자 다리오·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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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왼쪽)와 그의 여동생 다니엘라 아모데이 사장. 오픈AI에서 각각 AI 연구 부사장, 안전 정책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다 나와 2021년 앤스로픽을 공동 창업했다. /앤스로픽 |
앤트로픽은 10월 26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공개하며 미국 증시 상장을 향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상장은 급성장하는 AI 기업의 가치를 공개시장이 어떻게 평가할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남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이탈리아계 가죽 장인이었고, 어머니는 도서관 건축·개보수 사업을 관리했다. 다리오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과 물리학에 몰두했다. 그는 부모에게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오빠인 다리오는 프린스턴대에서 계산생물학 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다. 바이두와 구글을 거쳐 오픈AI에서 연구를 이끌었다. 여동생 다니엘라는 캘리포니아대 샌타크루즈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결제기업 스트라이프와 오픈AI에서 조직 운영과 안전·정책 분야의 경험을 쌓았다. 과학 연구와 기업 운영이라는 서로 다른 경력이 창업의 기반이 됐다.
창업 초기의 상징적인 장면은 2021년 1월 다리오의 집 뒷마당에서 나왔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 공동창업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비를 피하기 위해 설치한 천막 아래서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에게 사업 구상을 설명했다.
다니엘라는 CNBC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큰 꿈과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회사의 구체적인 모습은 아직 뚜렷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슈밋은 이후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다니엘라는 그 무렵 임신 8주 차이기도 했다.
남매를 포함한 공동창업자 7명은 오픈AI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앤트로픽을 설립했다. 이들이 내세운 방향은 강력한 AI를 개발하면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사업의 중심에 두겠다는 것이었다. 다니엘라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AI가 고객에게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고, 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의 전환점은 2023년 3월 공개한 클로드였다. 앤트로픽은 글쓰기와 정보 분석, 코딩 등을 지원하는 AI를 선보이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아마존이 최대 4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한 클로드 공급도 확대됐다. 대형 기술기업과의 협력은 투자금과 컴퓨팅 자원, 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발판이 됐다.
현재 다리오는 최고경영자로서 연구 방향과 장기 전략을 이끌고 있다. 다니엘라는 사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연구·엔지니어링·제품·사업 실행을 아우르며 경영진을 관리한다. 창업 당시의 연구 구상을 실제 제품과 조직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남매가 역할을 나눠온 것이다.
상장서류를 분석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9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6천만 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다만 첨단 AI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경쟁 심화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뒷마당 천막에서 출발한 창업 구상이 상장 이후에도 성장과 안전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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