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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6/03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청와대 앞을 지나 북촌으로 넘어가는 길

시간이 나는 주말, 서촌 가면 들르게 되는 몇몇 갤러리를 둘러본 뒤, 이어 걸었다. 그곳은 청와대 길을 지나 북촌으로 넘어가는 길이다. 북촌 한옥마을까지는 아니고 인근 화랑과 도서관 길 그리고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상점들과 여성독립운동가 길을 지나 옛 풍문여고 자리에 선 서울공예박물관 근처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꽃이 많이 피는 계절, 서촌과 북촌 사이 청와대 앞길을 지난다. 2022년, 새로 뽑힌 대통령이 이 아름다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국민에게 돌려준다고 자유롭기를 원했을 때 국민은 어찌할바를 모르고 마음 졸여야 했다. 그 근처를 지나기도 무척 두렵고 조심스럽던 시대를 지나, 새로 입주한 대통령마다 주변을 좀 더 개방하길 원했고 그러다 결국 그는 그 집을 비울 것을 결정했다. 

청와대를 향하여 다양한 관람 행렬이 이어질 때, 한때 그 길을 오래 돌아 걸으며 그곳에 늘 빛이 찬란하길 바랐던 마음은 그 낯선 자유를 어찌할 바 몰랐다.

지금도 모르겠다. 그러나 2025년 5월, 입구를 지나 널찍한 길과 다시 모여드는 횡단보도 앞에 섰을 때, 긴장보다 계절과 바람의 활기가 느껴졌다. 화보 같은 날씨와 짙어가는 녹색, 그리고 방문자를 위한 사려 깊은 안내문들. 지나갈 때마다 잠겨있던 사랑채 2층에는 ‘연화(宴火), 설렘의 빛’이라는 기획전이 작년부터 열리고 있다.

걷기 불편할 정도의 어두운 전시실에서 빠져나와 로비의 창을 통해 보이는 섬광 같은 백악과 청와대 풍광을 바라본다. 그가 국민에게 이 청와대를 비움으로써 주고 싶은 자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성취한 것일까? 다음 5년간, 이 청와대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돌아올 곳은 현재인가 과거인가 미래인가?

개인에게는 생명으로서 정해진 기간이 있고 당선된 지도자에게는 제한된 임기가 있다. 돌이켜 보면, 개인에게도 국가에도 선택은 한가지였고 결과는 어쩔 수 없는 현재를 이루었다.

다행이라면 선택의 결과를 마주할 시간이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과 공감의 시간이 주어지고, 한 계단을 오르기 위한 우리의 선택은 권리와 책임으로 놓여 있다. 그런 자유와 평화와 선택에서 현재에 이른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 공간을 공허하게 놓아두지 않는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운동하는 사람들,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 삼삼오오 서울의 명소에 대해 환담하는 친구들. 그들의 선택이 마당의 기운을 북돋고 있다. 한국은 더 잘할 수 있다고. 지금도 많이 부러워하고 있다고.

무성한 나무를 가로수로 경복궁 돌담을 끼고 어느 방향을 봐도 아름다운 그 길을 걷는다. 서촌에서 북촌으로 넘어가는 길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촉촉하게 젖어 든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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