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 거주하던 31세 여성이 챗GPT와 상담하며 뇌전증 치료제를 줄이고 중단한 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은 챗봇이 위험한 의료 조언을 제공했다며 개발사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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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28일 중국 출신 전 아마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보웬 완의 사연과 유족의 소송 내용을 보도했다.
완은 심한 뇌전증으로 2021년부터 장애휴직 중이었다. 새로운 약물 치료로 발작 빈도가 줄었지만, 약의 부작용으로 말과 사고가 느려진다고 느꼈다. 지난해 11월 아마존 감원 대상이 된 뒤에는 미국 체류를 위해 새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압박까지 겹쳤다.
그는 올해 1월 면접에 필요한 언어 능력을 회복하고 싶다며 챗GPT에 치료제 라모트리진의 감량을 문의했다. NYT에 따르면 챗봇은 하루 400㎎이던 복용량을 수주에 걸쳐 완전히 중단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감량 과정에서 완은 혼란과 의식 공백, 언어 장애 등을 호소했다. 그러나 챗봇은 일부 증상을 뇌가 약물의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하는 과정으로 설명하며 안심시켰다고 신문은 전했다. 완이 감량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사례는 대화 기록에서 최소 158차례 확인됐다.
완은 2월 11일 밤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으며, 사흘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식 사인은 ‘뇌전증 돌연사(SUDEP)’로 기록됐다.
담당 의사인 워싱턴대학(UW) 지역뇌전증센터의 니컬러스 풀로스 박사는 완의 병력을 고려하면 약물 중단을 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환자가 챗GPT와 상의해 복용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소장에서 챗봇이 위험한 증상을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하고, 의료진을 상담 대상이 아닌 피해야 할 장애물처럼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챗봇의 조언과 사망 사이의 법적 책임은 아직 판단되지 않았다.
오픈AI 측은 비극적인 사건이라면서도 당시 사용된 모델은 현재 제공되지 않는 이전 버전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운 모델은 긴급한 상황을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을 안내하는 능력이 개선됐으며, 의료진과 함께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건강 정보를 이해하는 데 AI를 활용하더라도 처방약의 감량·중단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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