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한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화의 가치가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양국이 향후 다가올 보호무역주의의 물결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달러 약세에 따른 상승세를 이어온 양국의 통화가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강달러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환율조작국들을 맹비난하면서 한국과 대만의 통화가치는 올 들어 달러 대비 각각 5.3%, 3.9%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보호무역의 리스크가 잠재돼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과 소시에트제너럴은 트레이더들이 아시아에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은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50%, 6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더욱 취약하다는 것이다.
라지브 드 멜로 싱가포르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아시아 채권 부문 책임자도 “한국과 대만이 (미국) 새 행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현재는 양국 통화에 롱포지션(long position·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하여 보유하고 있는 상태)을 취하고 있음에도 다가올 리스크를 고려하면 다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들의 주요 공급처인 한국과 대만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부수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고 비난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한국과 대만은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이유로 미국 재무부의 환율 감시대상국 명단에 올랐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대만의 경상수지 흑자 비중은 지난해 GDP의 14% 이상으로 싱가포르·태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중앙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약 7%다.
더 나아가 한국이 환율조작국 명단에 오를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권영선 홍콩 노무라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노무라글로벌리서치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특별보고서에서 “우리는 미국이 원화의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이 중국과 함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리스크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화는 지난 3일 기준 달러당 각각 1147.40원, 31.05달러에 거래됐다. 후카야 마사카쓰 일본 미즈호은행 신흥시장 트레이더는 “올해 말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당 1250원, 대만 달러화 가치는 33달러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통화가치 하락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글로벌 교역에서 그들의 상품이 더욱 저렴해지고 경쟁력을 갖추는 모양이 돼 트럼프 행정부 측이 원하지 않는 결과일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일본 노무라홀딩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적 요인들을 비롯해 만일 미국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 혹은 재협상하거나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한다면 원화 가치가 올해 말까지 현재 수준에서 11%가량 하락한 달러당 1290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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