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고속성장기동안 유년청년기를 보낸 나는 서울의 공기에 익숙하다. 지금 기억으로는 청계천이 가장 공기가 나빴다.
그래서 어쩌다 길을 잘못 들어 청계천으로 들어서게 되는 날이면 작은 점포 들이 즐비한 거리에 길가까지 물건들이 놓여졌다 옮겨지고 그것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도매상인들 사이로 한참을 걸어 지나가도 또 계속되는 비슷한 상가들을 지나 종로 쪽으로 길을 들어서면 그나마 집 방향을 향해서 안심이 되긴 했다. 그렇게 복잡하고 찐한 먼지를 마시면서 한동안 본의 아니게 쏘아다닌 날은 심신이 유난히 피곤해 어리고 젊은 나이인데도 한동안 몸이 축 늘어져 제 정신차리고 일상으로 복귀하려면 그날은 좀 푹 쉬어야 했다.
2005년 청계천이 복원되고 진짜 도심에 맑은 물이 흐르던 때에 이르자 서울의 공기는 예전처럼 그렇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조경이 잘된 곳이 늘어나고 2010년대에는 각 지역에 둘레길이 조성되어 남녀노소는 물론 장애인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자기 동네 주변 아름다운 산책로들이 확보되면서 소음과 먼지로 시달리는 재건축과 아파트공사 뒤에는 결국은 녹색을 확보하려는 사람마음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어지고 공원과 산이 도시 생활의 필수요건으로 정착되어 가는 구나 하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게 순조롭게 되가는 것 같았는데 갑자기 미세먼지가 다시 서울과 경기지역을 덮고 시야를 흐리게 하는 날이 많아 지고 있다. 먼지는 크던 작던 시야를 가리고 불쾌감을 주며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2014년 보고서에 의하면 실내와 실외 대기오염으로 2012년 700만명의 사람들이 조기 사망했으며 이 숫자는 세계 사망자 수의 1/8이라고 한다. 그 원인이 되는 질병은 뇌졸증과 심장질환이 60~80%, 20~40%가 폐 호흡계 질환이었으며 이중 6%가 폐암이었다. WHO 산하 암 연구소인 IARC의 2015년 자료에 보면 실외 미세먼지는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인자로 포함 되어있다.
그동안 나는 서울이야 워낙 대도시어서 모든 물량과 인력이 집중되어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공기가 탁할 수도 있지만 서울에서 30분만 신나게 외곽으로 드라이브를 나가면 공기야 얼마든지 신선하게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내 위주에서 생활하던 나의 일과가 얼마 전 경기지역으로 외출하여 대낮에 상당시간 실외에 있어 보면서 10년 전에 그렇게 맑고 신선한 기억이 뚜렷한 지역 주거 단지의 공기가 서울처럼 온통 뿌연 것에는 충격을 받았다.
그제서야 나는 부랴부랴 내가 늘 지나는 거리에 연두색 티셔츠를 입고 미세먼지나 환경보호에 대해 모금인지 계몽인지 하기 위해 지나는 행인인 나를 잡고 뭔가 이야기 하길 간절히 바라던 그린피스 활동가들을 떠올렸다.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질문까지 하자 그들은 이러한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 발 황사의 비율보다 국내에서 생성되는 비율이 더 크며 그 중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오염이 크다고 하면서 앞으로 풍력발전소 등 환경 오염이 없는 대체 에너지 생산을 증가 할 것을 주장했다.
미세먼지의 증가에 대한 원인은 지역별로 더 면밀히 밝혀져야겠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 사는 각계각층의 사람은 더욱 적극적으로 개별적이고 단위지역별 노력을 해서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까지 이르는 환경에 처하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미세먼지를 빨리 없애자라고 주장하는 엷은 녹색 리본을 다는 사회적 운동 같은 거 라도 해서 거주자끼리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원인제거를 앞당기는 노력을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개인의 건강에도 중요하고 더불어 함께 사는 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맑은 공기를 같이 마시려는 당연한 열망이 일회용 편리함이나 경쟁력보다 더 중요하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미세먼지 경보가 내리면 외출을 금지 하는 것 밖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요즈음 나는 이제 서울 공기에 전혀 익숙하지가 않다.
기사/사진=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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