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에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가정의 보육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한인 젊은 부부들에게도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문제가 중요한 생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시애틀과 벨뷰, 페더럴웨이 등 킹카운티 지역은 높은 보육비와 시설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워싱턴주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타임스가 20일 보도한 비영리 연구기관 레디네이션(ReadyNation)의 조사에 따르면, 워싱턴주에서 저렴하고 양질의 보육시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연간 6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부모들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발생하는 소득 손실이 50억달러, 기업들이 직원 부족과 생산성 저하 등으로 입는 손실이 13억달러에 이른다.
워싱턴주 아동청소년가족부에 따르면 인가받은 보육시설의 연평균 비용은 어린이 1명당 약 2만1,000달러로, 월 1,750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워싱턴대학(UW)과 같은 공립대학의 주민 학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자녀가 2명인 가정이라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4만2,000달러가 필요한 셈이다. 특히 주택 모기지나 렌트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한인 맞벌이 가정에는 상당한 경제적 압박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비용뿐만이 아니다. 일부 가정은 보육시설에 자리가 나기를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포기하거나 근무시간을 줄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킹카운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보육시설 부족으로 인한 부모들의 연평균 소득 손실은 1만4,300달러로, 워싱턴주 전체 평균인 9,740달러보다 약 47% 높았다.
킹카운티에서 발생하는 부모들의 소득 손실은 워싱턴주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기업들도 보육 문제로 직원 1인당 연평균 3,660달러의 생산성 손실을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상황은 어린 자녀를 둔 한인 가정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맞벌이로 가계소득을 유지해야 하는 부부가 보육시설을 구하지 못하면 한쪽 배우자가 일을 줄이거나 직장을 그만둬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육 문제는 장기적으로 승진 기회와 경력 유지, 은퇴자금 마련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워싱턴주 북동부 메탈라인에 거주하는 36세 여성 엘리자베스 테릴은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보육시설이 거의 없어 직장을 포기했다. 자녀를 보육시설에 맡기려면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보육시설 운영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워싱턴주 보육 종사자의 평균 시급은 약 18달러로, 2024년 주 전체 평균 시급 37.28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낮은 임금은 인력 이탈과 보육시설 부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레디네이션은 보육시설 부족으로 인한 부모들의 연평균 소득 손실이 2년 전 2,458달러에서 최근 9,740달러로 약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육 문제가 단순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지역 기업의 생산성과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애틀과 벨뷰 등 생활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젊은 부부들에게는 보육비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보육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가계경제를 유지하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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