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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05  조이시애틀뉴스
침체 우려 잠재웠다…미국 경제 ‘노랜딩’

이란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고금리에도 미국의 소비와 고용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 없이 물가도 충분히 식지 않는 ‘노랜딩(no landing)’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다시 나오고 있다. 

견조한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장기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을 가능하게 하면서 미 국채금리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디언과 CNBC 등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고금리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8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증가해 시장 전망치 0.7%를 크게 웃돌았다. 7월 감소 이후 한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주유소를 제외한 판매도 1.1% 늘어 유가 상승에 따른 판매액 증가를 제외해도 소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도 안정적으로 버티고 있다. 8월 비농업 고용은 16만2000명 증가했고 6~7월 고용 증가폭도 종전 발표보다 총 5만5000명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1%를 유지했다. 최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가디언은 고금리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이어가고 기업 투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도우파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경제정책연구 책임자는 “실업률이 매우 낮고 높은 에너지 가격에도 경제가 매우 회복력이 강하다”며 “소비자들도 무역전쟁에도 회복력을 보이고 있고 투자 지출도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경제의 강한 체력이 물가 둔화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퇴임 당시 3.0%에서 최근 3.4%로 높아졌다.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다 소비와 고용까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물가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인은 “우리가 잘하지 못하는 부분은 인플레이션”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임금과 소득을 잠식하고 있으며 가계가 직면한 역풍”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올리며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긴축으로 돌아선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가운데 노동시장과 소비가 추가 긴축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를 상당폭 웃도는 수준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다소 더 긴축적인 연방기금금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최근의 물가 압력이 에너지와 관세 등 일시적 요인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경계했다.

CNBC는 최근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장기 국채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1일 장중 5.34%까지 치솟아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국채금리 상승세는 이어졌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가 커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한 주 7.9% 하락했지만 미 국채 매도세는 멈추지 않았다. 채권시장이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미국 경제의 강한 수요와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NBC는 견조한 미국 경제와 인공지능(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수요,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 등이 장기금리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금리 상승은 다시 미국 경제의 차입비용을 높이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대출, 회사채 등의 기준이 된다. 경기 지표가 강하게 나올수록 연준이 금리를 더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구조다.

다만 견조한 소비가 미국 가계 전반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은 미국 상위 10% 부유층이 전체 소비지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중·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도 전체 소비지표를 떠받치고 있다고 전했다. 가계 전반적으로 경제 사정이 뒷받침을 하는 것이 아닌, 부유층의 탄탄한 소비가 저소득층의 경제 위기를 드러나지 않게 가리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높은 물가와 금리 부담은 소비심리에도 나타나고 있다. 미시간대 조사에서 9월 소비자심리는 74년 조사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거시경제 지표상 소비와 고용은 견조하지만 가계가 느끼는 체감경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발표될 물가와 고용지표가 연준의 추가 긴축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에는 연준이 물가 판단에서 중시하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되고 다음 달 2일에는 9월 비농업 고용과 실업률, 시간당 평균임금이 공개된다.

고용과 임금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근원 PCE 물가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시장의 관심은 경기침체 가능성보다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에 더욱 쏠릴 전망이다.(기사제휴=미주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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