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에서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를 통해 건강보험을 가입한 주민들이 내년부터 크게 오른 보험료를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워싱턴주 건강보험 거래소가 21일 공개한 2026년 보험상품 조회 서비스에 따르면 다수의 보험 상품에서 보험료가 평균 20%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보이며, 일부 가정의 경우 연간 수천 달러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특히 팬데믹 기간 한시적으로 도입된 ‘강화된 프리미엄 세액공제(Enhanced Premium Tax Credits)’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중산층 가계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딘빌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마야 터싱은 현재 남편과 17세 딸을 포함한 가족 3명이 월 1,100달러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그러나 같은 플랜의 내년도 보험료는 월 2,100달러, 즉 연간 약 1만2,000달러가 더 들게 된다.
터싱은 “정말 가파른 상승이다. 남편과 함께 추가 수입을 마련하고 지출을 줄이려 애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올해 초 이미 2026년 인상 가능성을 경고했다. 가장 큰 원인은 세금 공제의 종료와 전반적인 의료비 상승이다. 해당 세액공제는 개인이 직접 보험을 구매할 때 중산층 가정을 위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였다. 2021년 팬데믹 당시 경기 부양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의회가 연장하지 않으면 올해 말 자동 종료된다.
이 세제 혜택은 워싱턴주에서만 약 21만6,000명이 받고 있으며, 1인당 연평균 1,330달러를 절감해왔다. 주 보험거래소는 “만약 연장되지 않으면 약 8만 명이 보험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수전 델베네 연방하원의원(민주, 워싱턴)은 성명을 통해 “하원 공화당이 정부 재개협상에 성실히 임해 세액공제 연장을 포함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연장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정부 예산안이 우선 처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연방정부는 4주째 셧다운(부분 폐쇄) 상태로, 핵심 기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전국적으로 예산 삭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액공제 종료와 의료비 상승이 겹치면서, 고용주나 공공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중산층·자영업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워싱턴주 보험거래소는 내달 중 온라인 등록을 시작하며, 정부가 세제 혜택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보험료 인상 폭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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