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이번 주 소폭 하락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 근처로 내려갔다고 AP통신이 16일 전했다.
국책모기지기관 프레디맥은 10월 둘째 주 기준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6.27%로, 지난주 6.3%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1년 전 같은 시기의 평균 금리는 6.44%였다. 이번 하락으로 금리는 지난 4주 전 기록한 6.26% 수준에 다시 근접했으며, 이는 2024년 10월 초 이후 최저치다.
15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도 5.52%로 소폭 낮아졌다(전주 5.53%). 1년 전에는 5.63%였다.
모기지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 인플레이션 전망, 그리고 채권시장의 수익률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주택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이번 주 목요일 기준 수익률은 4.02%로, 지난주 같은 시점의 4.14%에서 하락했다.
지난 7월 이후 모기지 금리는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연준이 지난달 약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안에 두 차례, 2026년에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전망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전쟁 확대와 관세 강화 조치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를 경우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단기간에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브라이트 MLS의 리사 스터터번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남은 기간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금리 하락을 기다리는 주택구매자들은 오히려 집값 상승과 금리 변동성이라는 이중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9월 이후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줄곧 6%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주택시장은 장기 침체 상태다. 지난해 기존 주택 거래량은 약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거래량은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금리 하락세에 따라 일부 주택 소유자들은 낮은 금리로 재융자를 시도하고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전체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1.8% 감소했지만, 재융자 신청 비중은 전체의 53.6%로 소폭 증가했다.
한편, 변동금리 모기지(ARM)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초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금리 대출은 지난주 전체 신청의 9.3%를 차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6%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한, 대다수의 주택 보유자에게 재융자는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미국 내 모기지를 보유한 주택의 약 80%는 6% 미만, 53%는 4% 미만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6% 중반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택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금리 안정세가 지속된다면 내년부터 거래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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