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구입할 때는 크기, 위치, 구조, 안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그 집이 ‘귀신이 나오는 집(haunted home)’이라면, 셀러는 이를 알려야 할까?
워싱턴주에서는 그렇지 않다. 8일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현행 주법에는 초자연적 현상(paranormal activity)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매매 시 ‘귀신이 나온다’는 등의 이유로 고지할 법적 의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뉴저지주 등 일부 주에서는 잠재적 구매자가 유령 목격 여부를 묻는 경우, 판매자가 정직하게 답변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다. 또 몇몇 주에서는 일정 기간 내 부동산 내 사망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워싱턴주는 이와 같은 조항이 없다. 대신, 판매자는 부동산에 ‘물리적 결함(existing material defects)’이 있을 경우 이를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
즉, 살인사건·성범죄·자살 등과 같은 사건이 그 집에서 일어났더라도, 셀러나 부동산 중개인은 이를 알릴 법적 책임이 없다. 다만, 인근 지역에 성범죄자 등록자(sex offenders)가 있을 경우, 구매자가 지역 경찰을 통해 해당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
워싱턴주 법에 따라 셀러가 반드시 고지해야 하는 사항은 해당 부지가 합법적 또는 불법적인 폐기물 매립지였는지 여부와 부동산이 불법 약물 제조 장소로 사용된 적이 있는지 여부 두 가지다.
이외에도 셀러는 주택의 건축 연도, 소유권 관계, 가전제품과 수도·난방·냉방 시스템의 결함 여부, 지하실 누수나 침수 이력, 토지 침하·미끄러짐, 해충 피해, 지붕 누수(최근 5년 이내) 등 다양한 물리적 상태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배수 문제, 토지 경계 분쟁, 구역 위반, 건축 제한, 현재 부과된 세금이나 부과금 등도 반드시 밝히도록 규정되어 있다.
한편, 워싱턴주 법은 이러한 최소한의 고지만을 요구할 뿐, 판매자가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언제나 환영한다.
즉, 법적으로는 유령 이야기를 숨길 수 있지만, 도덕적·신뢰적 측면에서는 ‘미스터리’를 공유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할 수도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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