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에 설치된 대형 조각 ‘영원한 사랑(Forever Love)’으로 2016년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을 받은 시애틀의 조각가이자 화가 안형남 작가가 모란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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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이브와 아담' 과 안형남 작가 © 이동근 |
이번 전시회 '불가분不可分: 안형남의 서사(Inseparable: A Retrospective of Hyong Nam Ahn)'는 모란미술관 기획으로 지난 9월 12일 개막해 오는 1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에서는 빛과 소리,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키네틱 조각을 비롯해 회화, 설치,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특히 모란미술관 레지던시에서 새롭게 제작된 장소 특정적 작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안형남 작가는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전에서 백남준과 함께 한국을 대표한 바 있으며, 2012년 백남준 탄생 80주년 기념 소마미술관 초대전에서 ‘핏줄’을 전시했다.
이 작품에 깊은 감동을 받은 모란미술관 이연수 관장의 초청으로 2014년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11년 만에 다시 모란미술관에서 전시를 열게 되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미술관 정원의 오두막을 작업 공간으로 사용한 작가는 산신각으로 쓰이던 전각의 양벽에 먹 그림을 그렸으며, '선녀와 나무꾼' 이라는 대작을 통해 영원히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담아냈다.
본관 전시실에는 미국에서 제작해 가져온 조각 작품들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직송된 「이브와 아담」, 그리고 부친 고 안성진 목사의 시와 작가의 드로잉이 설치되어 작가의 정체성을 더욱 깊이 보여준다.
조은정 미술평론가는 전시 서문에서 “안형남의 피에는 이산이 흐른다”며 “그의 가족사는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한 디아스포라의 역사 그 자체”라고 평했다.
이연수 관장은 “이번 전시는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작가가 한국에 머물며 삶의 뿌리와 정체성을 되돌아본 결과물”이라며 “기술에 대한 탐구에서 서정적 변화를 맞이한 그의 작품을 통해 예술이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 대해 안형남 작가는 “무엇보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선배님들과 후배님들에게 본이 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예술에서 삶을 찾아야하지 삶에서 예술을 찾으려 하면 대답이 없는 끝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예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가 추구하는 키네틱 아트란 과학과 인간, 그리고 예술 이 세가지를 연결시켜주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다. 서구가 발달시켜 놓은 싸늘한 기계 문명에 대해 서구 사람 자신들도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동안 과학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발달했는데 예술은 형편없는 속도로 거의 진전을 하지 못했다. 키네틱 아티스트들이 과학과 벌이는 싸움은 과학이 빚어놓은 기계 그 자체와 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의 인상, 즉 기계를 대하는 인간 정신과의 싸움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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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과 그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안형남 작가 ©이동근 |
이어 "나의 작품은 사람들이 양심의 가책 없이 자연을 정복하는데 내몰렸던 세계, 그러한 기술 지향적 세계 속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연민을 표현한다. 나는 형식적인 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리나 빛을 자주 활용하며 소재나 현대 미술의 주제이자 물질적 토대로서 소리나 빛이 작용하는 방식을 탐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작품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있어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서초동 사랑의교회 '영원한 사랑 2013' 조각은 높이 11m로 된 사람 형태의 은색 철제조각이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조건 없는 사랑‘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작품도 숭고한 뜻이 포함 되어 있다며 “조형물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붉은색 원형은 영원히 살아있는 예수님의 심장을 의미해 24시간 내내 불빛을 반짝이며 심장이 고동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맨 위의 흰색전등은 선박의 북극성과 같은 존재로 하나님의 임재가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을 인도하며 빛을 비추고 있고, 가운데 여러 개 줄들은 다윗의 시와 하프로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프린스턴 신학대학 도서관에 설치된 '끝없는 사랑'은 높이 11피트, 가로 4피트 규모인데 그는 “세계적 신학대학으로 한국의 유명 목사님들이 공부하신 프린스턴 대학교에 한인의 작품이 설치되는 것에 너무 기쁘다”며 “아버지 안성진 목사님이 살아계셨으면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에는 스페인 박물관에서 "동서양의 미래 지향적 화합 목적" 으로 한국 전통 공예 예술 무형문화재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제목은 ‘니고데모’로 동서양의 공통적인 질문인 "다시 태어남"을 전제로 한 작품으로 약 1 평방미터 전시 공관의 반을 차지하는 큰 작품을 설치했다.
고 안성진 목사의 3남인 안형남 작가는 1973년 서울예고 3학년 때 가족과 함께 시카고로 이민 왔으며 시카고 Art Institute대학과 대학원에서 조각과 페인팅을 모두 전공했다.
시카고에서 활약하다 88년 시애틀로 이주, 현재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까지 활약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1980년 시카고에서 야외 조각품인 전자불꽃놀이를 세계박물관에 설치한 것을 비롯 시카고 숨쉬는 등불, 시카고 조각박람회장의 화산, 발티모아 빛의 조각, 달라스의 코네리마의 큐빅 등 수많은 조각품을 제작, 설치했다.
2017년 2월에는 'Finding Dignity(존엄성을 찾아서)'를 코리아소사이어티와 동화문화재단 공동기획으로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갤러리에서 개최했다.
2016년 3월에는 뉴욕 첼시 아트모라 갤러리에서 작품전을 가졌다. 뉴욕의 미술지원단체인 알재단이 주최하는 전시회에는 '평화의 비밀'이라는 타이틀로 안 작가의 조각 작품들과 섬세하고 서정적인 드로잉들이 전시되었다.
국민훈장을 수상한 아동문학가이며 기독교 교육자였던 고 안목사는 서울에서 기독교 어린이 문화관을 창설하고 평생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사역으로 헌신 하였으며 청소년들과 어린이, 주일학교 교사들을 위한 책을 80여권 발간했다.
평양과 대구, 서울에서 목회 했으며 시애틀에서 2개, 캐나다 밴쿠버에서 1교회를 개척했다.
특히 32년 전인 1993년 머킬티오 작은 도시에서 안목사 가족이 시작했던 크리스마스 음악회는 기독교 문학가인 아버지의 대를 이어 문학 활동을 하고 있는 2녀 안문자, 이길송 장로 부부가 준비해 4대 째 이어지고 있다.
안문자씨는 “아버님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음악 재능에 대한 감사로 지역사회에 보답하기를 원했다”며 “음악을 통해 주류사회와 우정을 나누고 서로 이해와 사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동근 (전 시애틀 중앙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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