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시애틀의 여름날씨는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천국 날씨’라고 한다. 황금보석 같은 시애틀의 날씨를 배경으로, 샛별예술단은 여름방학이 되면 해외로 선교 공연을 떠난다.
올해는 원래 한국과 일본 방문을 계획했으나, 하나님께서 인도하신다는 확신이 서지 않아 고민하던 중, 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동유럽 선교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불가리아 선교사님을 만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깊이 느꼈다.
작년에는 스코틀랜드, 런던, 아이슬란드 등 서유럽의 가장 물가가 비싼 지역을 돌며 단원들이 많은 경험을 했지만, 선생들과 나는 적잖이 고생하고 빚까지 지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은 동유럽,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등 인근 국가를 계획했다.
그런데 불가리아의 백 선교사님으로부터 터키 선교대회에 참석한 터키 선교사님이 샛별예술단을 초청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터키는 2010년에 이스탄불, 콘야, 카파도키아 등을 다녀온 경험이 있었고, 코로나 이후 물가가 많이 올라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터키 선교사님이 터키 정부에 등록된 한국문화원을 운영하고 있어 극장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는 소식에 놀라 바로 가기로 결심했다.
선교사님이 계신 이즈미르 지역은 소아시아 7교회가 2~3시간 거리에 있어 유적지 순례도 가능하다고 하셨지만, 어린이와 청소년 단원들이 더운 날씨에 고생하며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게다가 에베소 같은 곳의 입장료가 5달러에서 60달러로 오른 사실을 알고는 더 고민스러웠다.
방학이 시작되면 여행이나 캠프에 참가하는 단원들이 많아 방학 전부터 특별 연습을 시작했다. 단장인 딸과 함께 단원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연습시키며 준비한 끝에 출발일이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떠나기 전날까지 사건·사고가 잇달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올해는 샛별예술단 창단 40주년이며, 여름 순회공연은 1990년부터 35년간 이어져 왔다. 많은 것이 변했다.
단체를 이끌던 남편 최목사는 이미 천국으로 떠났고, 나는 그가 남긴 산더미 같은 일을 맡아 늙은 것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의논할 아들 목사와 단장인 딸이 있지만, 성실한 단원들과 학부모들의 도움 덕분에 힘을 얻어 떠날 수 있었다.
학부모 회장 어머니를 중심으로 밑반찬을 준비해 주고, 선생님들을 위해 맛있는 커피도 챙겨주시는 등 따뜻한 배려를 받았다. 공항에서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먹지 않도록 준비된 도시락을 먹으며 힘을 얻었다.
암스테르담까지 10시간 비행 중, 단원들은 잠도 안 자고 게임을 하거나 영화 관람에 열중했다. 여행 첫날이라 말을 잘 듣지 않자, ‘Secondhand Lions’ 영화를 보고 상금을 걸어 퀴즈를 내자 그제야 집중했다.
불가리아 공항에 모두 무사히 도착했지만, 짐이 암스테르담에서 실리지 않아 도착하지 않았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백 선교사님이 운영하시는 소피아의 에어비앤비 숙소로 향해야 했다.
정성껏 준비하신 비빔밥을 먹고 예배를 드린 후, 비행기에서 본 영화에 대한 60문제 퀴즈를 내자 단원들은 신나하며 참여했다. 어린 단원들도 영화 내용을 많이 이해하며, 교육의 중요성과 시급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벌써 훈련이 되었는지, 단원들은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었다. 불가리아 돼지 불고기, 불가리스(불가리아 요거트), 준비해 주신 밑반찬, 신선한 야채와 과일로 든든하게 아침을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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