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 5년이 지나 다시 대통령 선거를 하게 되었다. 남의 집 일이 오히려 잘 보이는 법이라면, 한국보다 미국에서 한국의 선거가 더 윤곽이 잡혀 보일까? 한국에서는 여전히 치열한 접전이다.
제헌 헌법대로 4년 중임제를 지켰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대통령 임기가, 법이 이렇게 저렇게 바뀌다가 결국 5년 단임제가 되어 대통령 권한이 약화된 셈이다.
아무리 높은 자리라도 5년 임기의 한정직이다 보니, 정년이 있는 공무원과도, 종신제 유권자인 국민에게도 대통령은 권력형이라기보다는 실무형으로 변모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인 것 같다.
한편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을 감안하면, 임기 5년 중, 1년 앞뒤는 시작과 마무리 해로 치고 3년 하면 할 일은 다 하고, 다음 주자는 정당으로 평가받는 대통령 체제로 정착된다면 나름 단임제의 모범 사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 같다.
‘매월 150만원 평생~’ ‘매달 65만원 기본 소득’ ‘주 4일제 복지국가’ ‘정시 확대’ 이런 구체안이 현수막에 적힐 정도로 대통령 직책이 대민 봉사화 되니 씁쓸한 기분도 든다.
실무형 대통령이라도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니만큼 몇 퍼센트로 당선되든 임기 동안 최대로 존중하는 마음과 존경받는 대통령의 모습이 좀 더 강화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번 여야의 대통령 후보는 백낙청 교수의 말에 의하면 촛불이 키운 후보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한 번도 의정활동을 한 적이 없는 후보가 나란히 대표 정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추천이 될 수 있느냐고 한다.
비록 선거전은 그동안 본 적 없는 후보와 배우자의 각종 의혹으로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동안 못했던 직접 선거를 이제는 당연히 누리게 되었고, 급조된 것 같았던 5년 단임제가 현재까지 잘 지켜졌다는 것이다.
프레스센터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리면서 광화문 쪽을 바라보니 멀리 청와대 푸른 지붕이 보인다. 3월 9일이 지나면 저 집으로 들어갈 후보는 누가 될 것인가!
각 정당 후보의 정신없는 공방 속에서 이만큼이나마 직접 선거를 계속하고 순조로운 개표와 승복을 하는 정치적 안정을 이뤄가는 동안 이 땅에서 어느 하나도 공짜로 이뤄진 것은 없었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