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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06/14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서울살이 외국인들에게 필요한건 '사랑과 직업'


전에 한강공원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오던 길. 지하철 공덕역을 가려고 공덕사거리라는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날은 어느새 어둡고 집에서 멀지 않은 지역이었으나 낯설었다. 둘러보니 근처 버스정류소에 동네사람인 듯한 옷차림에 짧은 스포츠형 쉰 머리의 중년남자가 긴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공덕역이 어디있어요?” 라고 가까이 가서 물으니, 그는 뜻밖에 머리색이 하얀 외국인이었고 대답은, “잉글리쉬…” 영어만 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두유 노 웨얼 공덕 스테이션 이즈?” 라고 물으니 벌떡 일어나 자신있게 건너편도로에 역명팻말을 가리켰다. 외국사람 안내로 우리집을 찾아 오다니 기분이 묘했다.



이렇게 요즘에는 한국에 사는 외국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관광특구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터어키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큰 길가 인도식당에 들어가보니 인도인이 서빙을 하고 카운터에서 신용카드를 받는다.


한번은 늘 지나던 인사동길에 오전이라 사람이 별로 없는데 누가 스케치북에 ‘그림 5000원’이라고 쓰더니 간판을 세운다. 별로 비싸지 않기에 초상화 한 장 받아야겠다 싶어 모델로 앉았는데 알고 보니 화가가 한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이었다.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내 질문에 흔쾌히 길게 대답해주는 그녀의 성품에 안도해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일본인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는 그녀는 한국에서 좋은 점은 그냥 외국이라 사는 게 새로워서 좋고, 특히 사람들이 일본보다 오픈 마인드라 좋단다.


힘든 점은 언어라고 한다. 그녀는 친절하게도 내가 첫손님이라고 이천원을 감해주는가 하면 사진촬영도 허락해 주었다. 



어느 휴일에는 도서관 앞마당 탁자에 앉아서 간식을 먹으려 하고 있는데, 웬 이십대 금발여성이 내 앞을 지나간다. “함께 말을 해도 괜찮겠어요?” 하고 물어보니 “영어 배우려고요?” 한다. “아닌데요! 그럼 한국말로 할까요?” 하니 한국말은 모른다고 한다.


별일 없었던지 그녀와 꽤 길게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미국 동부에서 왔으며 남자친구가 한국에 직장이 생겨 함께 왔는데 남자친구는 일이 맞지 않아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며, 자기는 그동안 동네유치원에 영어교사로 계약을 했는데 계약기간이 남아 혼자 한국생활을 계속 할 거라고 한다.


한국생활에 좋은 점은 문화가 다른 점이고 어려운 점은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교환했는데 한번 문자가 온 이후로 연락이 계속 되지는 않았다. 


지난 일요일에는 무궁화 열차에서 캄보디아에서 온 결혼이주여성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한국생활 8년 되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생활이 그냥 좋다고 한다.



캄보디아 날씨는 추울 때는 21도 더울 때는 29도 정도이고 한국처럼 쌀밥을 먹고, 반찬은 ‘강고기’ (내가 민물고기라고 용어를 알려줬다.)를 많이 먹고… 한국말을 열심히 구사하였지만 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워킹맘인 그녀 역시 한국생활에서 어려운 점은 언어문제, 특히 자기 입장을 항변해야 할 때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싸우는 건 한국말 알아도 힘들어요!” 하고 대답에 평소 말이 힘들다는 생각이 튀어 나왔다. 친근한 동남아 사람인지라 나를 아줌마가 아닌, ‘언니언니’라고 불러서 좀 무안하기도 했다.


내가 앙끄로와뜨에 개인여행이 가능한가 물었더니 영어 잘하는 현지인을 소개해 주겠다며 자기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주었다. 


새로운 인생의 맛을 느끼고 살고 싶어서 언어를 뛰어넘어 타국에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직업. 그 두 가지가 충족되면 지구 어느 곳에서나 살 수 있지 않을까?



변해가는 서울에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사람들의 공통된 바램을 생각했다.


기사/사진=신순영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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