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에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원하는 가격에 팔지 못할 경우 값을 내리기보다 아예 시장에서 매물을 거두는 현상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BS뉴스가 2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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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Redfin |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매물 철회(Delisting) 건수는 올해 초보다 38%,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했다. 이는 셀러들이 매매 성사 지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전국적으로 신규 매물 100건당 21건이 철회됐다. 이는 5월의 13건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바이어와 셀러 간의 가격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교착 상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물은 늘어도 거래는 ‘제자리’
리얼터닷컴의 제이크 크리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BS 머니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수요에 맞게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매도자들이 대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이는 시장을 정체 상태에 머물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7월 기준 판매 가능한 주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 25% 증가하며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높은 주택 가격과 고금리 주택담보대출 부담으로 매수세는 여전히 위축돼, 계약 체결 대기 중인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다.
“급하지 않으면 기다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매도자는 낮은 금리로 기존 대출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 서둘러 집을 팔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팬데믹 시기 원격 근무 확산으로 텍사스 오스틴 등 특정 지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매도자들이 ‘높은 시세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철회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밴든 허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수년간의 높은 집값에 익숙해진 매도자들이 가격 하락세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별로는 마이애미가 가장 뚜렷한 매물 철회 현상을 보였다. 리얼터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마이애미에서는 신규 매물 100건당 59건이 시장에서 철회됐으며, 같은 기간 가격을 낮춘 매물은 18% 미만에 불과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인 아나 보조빅은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철회를 택하는 것은 마이애미 부동산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보유 가치가 있다고 보는 심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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