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미국 전역에서 그 여파가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건설·의료·농업·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민자 비중이 높았던 지역사회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에서는 건설 현장에 목수를 구하지 못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고, 웨스트버지니아의 병원들은 해외에서 유입되던 의사와 간호사 확보에 실패하면서 의료 공백을 걱정하고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지역 축구리그는 이민 가정 자녀들의 참여가 줄어들어 팀 구성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 통제 강화와 함께 합법 이민 통로도 대폭 축소했다. 비자 수수료 인상, 난민 수용 인원 사실상 중단, 유학생 감소 조치가 이어졌고, 바이든 행정부 시절 부여된 임시 합법 체류 지위가 철회되면서 수십만 명이 추방 위험에 놓였다. 국토안보부는 이미 60만 명 이상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연간 순이민 규모는 과거 연 200만~300만 명 수준에서 약 45만 명으로 급감했다. 백악관 핵심 참모인 스티븐 밀러는 1920년대 이민 제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며, 당시를 “미국이 가장 강력했던 시기”로 평가해 논란을 낳고 있다.
이민자 의존도가 높았던 중서부와 농촌 지역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아이오와주의 한 소도시에서는 이민자 노동자의 체류 불안으로 공장과 건설 현장에서 인력이 빠져나가고, 지역 축제와 종교 행사 참여도 줄어들었다. 학교에서는 부모들이 단속 소문에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민 축소가 단기적으로 일부 직종의 임금 상승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 둔화와 고령화 사회의 돌봄·의료 인력 부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간호, 보육, 농업처럼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에서는 대체 인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학계와 경제계에서는 이민자 감소가 지역경제의 역동성을 약화시키고, 창업과 혁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전문가는 “이민은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미국 경제 전반을 떠받치는 구조적 요소”라며 “이민 축소는 미국 사회의 일상 풍경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 단속 강화가 시작된 지 아직 1년에 불과한 가운데, 그 장기적 영향과 미국 사회의 향방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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