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의회가 귀금속(bullion) 거래에 대한 판매세 면제 제도를 폐지, 내년 1월 1일부터 워싱턴주에서 금이나 은을 구매할 경우 7.5%~10.6%의 판매세를 내야 한다. 시애틀의 경우 판매세율은 10.35%로, 금 1온스(현재 4,100달러 정도)를 구매하면 약 425달러의 세금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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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트코에서 판매하고 있는 골드바 |
이로 인해 지역 귀금속 상점들이 폐업하거나 타주로 이전 준비에 들어가고 있어,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에게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시애틀타임스가 16일 전했다.
시애틀 지역에서 리스팅 에이전트로 일하는 케리 로저스는 1년 전만 해도 금·은 투자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 불확실성과 달러 가치 하락 우려 속에 금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로저스는 “경제가 흔들리면 버팀목이 필요하다. 요즘 달러 가치도 불안해서 금이 더 안전하다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가 찾은 곳은 레드먼드의 귀금속 상점으로 지난 1년 동안 해당 매장은 금·은 구매자뿐 아니라 가격 상승으로 보유 금속을 되파는 사람들까지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이 활기는 오는 12월을 끝으로 멈출 전망이다. 매장 주인 제프 마이너 씨는 판매세 면제 폐지 법안 통과 직후, “워싱턴에서 영업을 지속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12월 말 폐업을 공식 결정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아이다호로의 이전을 고민해왔으나 2~3년 뒤를 예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계획을 앞당겨 아이다호주 쿼드레인에 새로운 매장 오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안이 통과됐다는 걸 보자마자 그대로 결정했다. 워싱턴의 세금 정책은 너무 과하다."
워싱턴주 감사·세제 검토기구인 공동입법감사검토위원회(JLARC)는 귀금속 판매세 면제 제도가 왜 존재하는지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온라인 거래 증가로 인해 워싱턴주 거주자들에게 금·은을 판매하는 업체의 약 40%가 타주 기업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JLARC 자료에 따르면 판매세 면제 규모는 2017년 약 470만달러에서 2023년에는 2,700만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내년부터는 귀금속 업체들이 그동안 면제받아 왔던 B&O세(총매출세)도 내야 한다. 세율은 0.471%로, 금 1온스(약 4,100달러 기준) 판매 시 약 20 세금이 새로 부과된다.
워싱턴주 세무국은 판매세와 B&O세가 합쳐져 연간 약 2,500만달러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출범한 워싱턴주 귀금속·코인협회(Washington Coin and Bullion Association) 회장 캐롤린 베코는 내년부터 워싱턴주의 귀금속 시장은 사실상 급냉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 고객들은 50센트라도 더 싸게 사려고 여러 곳을 전화해보는 분들이다. 그런데 10% 가까운 세금을 내라고? 당연히 오리건이나 아이다호로 갈 것이다."
오리건과 아이다호는 현재 금·은 등 귀금속 구매에 판매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또한 세금은 온라인 구매에도 동일 적용되기 때문에, 온라인 우회구매도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이사콰에 본사를 둔 코스트코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금·은 바(bar)를 판매하는 대형 유통사 중 하나다. 베코 귀급속협회장은 “시애틀 지역 코스트코에서 금을 사는 고객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들은 코스트코 보상(Cash Reward)을 활용해 금을 구매한 뒤, 이를 취급 상점에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기도 한다. 베코 회장은 “이제 판매세가 붙으면 코스트코도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어떻게 대응할지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지역 재정 전문가들은 현재 금·은 구매를 고려 중인 한인들에게 오는 “12월 31일 이전에 결정할 것”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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