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불체자를 수감하는 타코마 이민세관단속국(ICE) 서북미 구치소의 비인도적 의료 및 생활 환경에 대해 이민자 인권단체들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고 킹5뉴스의 한인 셰론 유 리포터가 31일 보도했다.
 |
| 타코마에 소재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서북미 구치소 내부 모습 (Photo: NWIRP) |
최근 공개된 공문서에 따르면, 수용자들이 발작, 흉통, 정신적 위기 등을 겪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의료 인력들조차 긴급 구조 요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다.
킹5가 입수한 통화기록에는 “간질 발작을 일으킨 22세 남성”, “뇌진탕 증세로 의사가 긴급 후송을 요청한 30세 남성” 등 긴급 상황이 잇따라 기록돼 있다.
특히 올해 2월부터 4월 사이에는 수용자 3명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응급 호출이 있었으며, 한 사건에서는 수용자가 2층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보고되기도 했다.
비영리 민권단체 '라 레시스텐시아'의 호세피나 모라-청 대표는 “대부분의 수용자들이 어떤 병이든 ‘애드빌(Advil)’만 처방받는다”며 “감기든 신장질환이든 모두 진통제만 주고, 의료진이 적절한 처치를 할 역량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또 “한 당뇨병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시력을 잃고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갔다”며 “정부 셧다운을 이유로 병원 이송조차 거부했다”고 말했다.
브라질 출신 연극인 페르난도 로차는 올해 여름, 커클랜드의 와니타 고등학교로 출근하던 중 ICE 단속 요원에게 체포돼 2주간 구금됐다.
로차는 “비자를 하루 남기고 망명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ICE는 ‘비자 초과 체류’라며 나를 끌고 갔다”며 “처음에는 납치당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용소에 들어가자마자 옷과 소지품을 모두 빼앗기고, 속옷까지 제복으로 교체됐다”며 “몸이 아파도 ‘타이레놀만 주는’ 처방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출소 후 현재 그는 다시 학생들과 연극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전자 발찌(ankle monitor)를 착용한 채 생활하며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현재 구치소에 있는 수감자 빅터는 영상 통화 인터뷰에서 “코로나에 세 번 걸리고 폐 감염도 여러 번 있었지만, 제대로 된 치료는커녕 소금물 가글만 하라는 답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식사 시간이 제멋대로라서 새벽 2~3시에 식사가 제공되기도 한다”며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로차는 “운동장에 나갈 수 있는 ‘야드 타임’이 주 1회뿐인데, 경비 이유로 자주 취소된다”며 “햇빛을 쬘 시간조차 박탈당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기 구금·영양 부족·의료 부실은 정신적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몇 달간 구치소 내 자살 시도 보고서가 증가하고 있다.
지역 인권단체들은 “구치소의 폐쇄적 운영이 수용자들의 인권침해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독립적 조사와 책임자 규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로차는 현재 학교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이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트럼프 골드 카드(Trump Gold Card)’ — 100만 달러로 영주권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현실적인 해결책이라 조언받았지만, 그보다 먼저 ‘사람답게 살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는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금도 수많은 이민자들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www.joyseattle.com/news/61042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