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뷰가 시애틀을 제치고 서북미의 새로운 기술 중심지로 급부상, 깔끔한 도시 환경과 함께 높은 교육 수준, 낮은 범죄율 등으로 인해 대형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본사나 주요 사무실을 이곳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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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뷰 시청에서 바라본 벨뷰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 |
WSJ에 따르면 데이터·인공지능 기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는 올해 초 시애틀 다운타운으로의 이전을 검토했으나, 지난 6월 벨뷰의 유리 외벽이 돋보이는 신축 빌딩에 32만6,000스퀘어피트의 사무공간을 확장했다. 회사 부사장 워릭 테일러는 “창문 밖으로 산맥이 보이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며 “벨뷰는 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한 도시”라고 말했다.
시애틀의 ‘명성’에서 벗어나… 대기업들, 동쪽으로 이동
전통적으로 기술기업들은 시애틀 도심을 선호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급변했다. 부동산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벨뷰는 390만스퀘어피트의 신규 오피스를 확보한 반면, 시애틀 도심은 260만 제곱피트에 그쳤다.
틱톡(TikTok), 로빈후드(Robinhood), 오픈AI(OpenAI)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잇따라 벨뷰로 몰려들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아마존의 본격적인 확장으로 더욱 가속화됐다. 아마존의 벨뷰 직원 수는 10년 전 ‘거의 0명’에서 현재 1만4,000명으로 늘었고, 향후 2만5,0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피터 스타인브루크 전 시애틀 시의원은 “경제 성장의 중심이 시애틀에서 벨뷰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이제 진자(振子)는 완전히 동쪽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교육, 치안, 교통… 벨뷰의 ‘삼박자’ 매력
이스트사이드의 중심인 벨뷰의 인구는 현재 약 15만5,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개통된 이스트링크 경전철은 교통 혼잡을 완화시키며, 내년에는 시애틀과 벨뷰를 직접 연결하는 첫 철도 노선이 완성될 예정이다.
이 같은 교통 인프라 확충은 기업뿐 아니라 젊은 가족 단위 인구의 유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가족을 꾸리면서 “좋은 학교가 있는 도시”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벨뷰는 워싱턴주 내에서도 학군 평가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시애틀의 그림자… 범죄·노숙자 문제, 기업 이탈 불러
시애틀 도심은 한때 활력과 문화의 중심지로 불렸지만, 최근 몇 년간 치안 악화와 노숙자 문제, 세금 인상 등으로 기업 환경이 악화됐다. 2018년 시의회가 ‘인두세(head tax, 직원수에 맞추어 걷는 세금)’를 도입하려다 철회한 사건은 아마존을 비롯한 대기업의 불신을 키웠다.
부동산 개발사 하인스의 부동산 담당 스티브 루스먼은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이라며 “시애틀은 그 기준에서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높아지는 벨뷰 임대료, ‘거꾸로 된’ 오피스 시장
현재 벨뷰의 평균 오피스 임대료는 스퀘어피트당 64달러로, 시애틀(51달러)을 크게 앞선다. 이는 2018년만 해도 시애틀(47달러)이 벨뷰(44달러)보다 높았던 것과 정반대다.
한편, 시애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 확산과 범죄 증가로 도심 경제가 회복되지 못한 반면, 벨뷰는 꾸준히 기업 투자를 유치하며 도시 성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북미의 실리콘밸리 꿈꾸는 도시”
메타(Meta)는 2020년 벨뷰에 40만스퀘어피트 규모의 캠퍼스를 인수했으며, 현재 이스트사이드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기술 산업의 경기 둔화로 벨뷰 역시 공실률이 2019년 5%대에서 올해 15.5%로 증가했지만, 주요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장려하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커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트레버 영그렌 전무는 “아마존, 스타벅스, 메타 등 주요 고용주들이 사무실 출근일을 늘리면서 벨뷰 시장 전체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며 “벨뷰는 이제 서북미의 새로운 실리콘밸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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