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뷰 도심에 위치한 오피스 단지 ‘더 브레이번'이 투자 대출 상환에 실패, 소유권이 은행으로 넘어갈 위기를 맞고 있다. 호주 2위 연기금인 호주 연금신탁이 소유한 이 빌딩의 디폴트 사태는 워싱턴주 확산된 하이브리드 근무와 대규모 사무실 축소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충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 Photo: KG Investment Properties |
브라번 타워 2동은 2020년 초 매입 당시 수천 명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이 근무하며 ‘안전한 투자처’로 평가됐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리모델링한 레드먼드 본사로 직원을 재배치하고 벨뷰 사무실 임대를 갱신하지 않으면서, 두 빌딩은 사실상 공실 상태가 됐다. 현재 벨뷰의 오피스 공실률은 17%를 넘어선 상황이다.
대출 서류에 따르면, 브라번 단지는 Q수퍼가 2020년 1월 6억5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이후 선수퍼와 합병해 ART로 통합됐다. 매입금 가운데 3억400만 달러는 대출로 조달됐고, 이 채권은 상업용 모기지 증권(CMBS)으로 유동화됐다. 그러나 올해 8월 기준 해당 건물 가치는 2억6,800만 달러 수준으로 평가돼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번 디폴트로 ART는 약 3억 달러에 달하는 지분 투자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는 ART가 관리하는 약 2,300억 달러 규모 연금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확대를 추진해 온 호주 연기금 업계에는 중요한 경고 신호가 되고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에서 오피스 빌딩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금융협회(CREFC)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미국 오피스 CMBS의 16.9%가 특별 관리(servicing) 단계에 들어갔으며, 이는 2019년 말 2.5%에서 급증한 수치다.
브라번은 벨뷰 중심부 한 블록을 차지하는 고급 복합 단지로, 아파트와 에르메스·구찌·프라다 등 럭셔리 매장이 함께 들어서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철수 이후 건물 로비의 엘리베이터가 멈춰 있고, 고급 스테이크하우스 ‘존 하위 스테이크’도 점심 영업을 중단하는 등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9년 브레이번이 완공되었을 때 유일한 임차인으로 입주하며 자체적으로 1억8,100만 달러를 들여 사무실을 꾸몄지만, 결국 팬데믹 이후 사무실 수요 변화와 인력 감축으로 철수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코로나19 이후 미국 오피스 시장의 구조적 위기”로 진단하며, 향후 해외 연기금과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 투자를 신중히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www.joyseattle.com/news/60683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