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업계의 두 거대 기업이 손을 잡았다. 뉴욕에 본사를 둔 컴퍼스(Compass)가 뉴저지 매디슨 소재의 애니웨어 리얼에스테이트(Anywhere Real Estate)를 인수하는 초대형 합병을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부채를 포함한 통합 기업 가치는 약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애니웨어 주가는 45% 이상 급등했지만 반대로 컴퍼스 주가는 약 16% 하락했다.
애니웨어는 센추리21(Century 21), 콜드웰뱅커(Coldwell Banker), 소더비(Sotheby’s International Realty), 코모란, ERA, 베터홈스&가든스(Better Homes and Gardens) 등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중개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가 완료되면 컴퍼스의 전 세계 네트워크는 기존 약 4만 명에서 34만 명의 에이전트로 대폭 확대된다.
또한 애니웨어가 보유한 에스크로·타이틀·정산 관련 사업을 통해 매출이 연간 1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컴퍼스는 이번 합병으로 비용 절감과 현금 흐름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컴퍼스는 자체 고객 관리 및 마케팅 플랫폼을 운영하며, 크리스티 인터내셔널 리얼에스테이트와 자사 브랜드를 통해 부동산 중개업을 펼쳐왔다. 이번 합병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논란이 되고 있는 '포켓 리스팅' 전략의 활용도 더욱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로버트 레프킨 컴퍼스 CEO는 성명에서 “애니웨어의 독립적인 브랜드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업계 최고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침으로써, 앞으로 수십 년간 부동산 전문가들이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 조건에 따르면 애니웨어 주주들은 주당 1.4주의 컴퍼스 주식을 받게 된다. 이는 주당 13.01달러의 가치로 평가되며, 약 14억5천만 달러 규모다. 이는 지난 19일 종가 대비 약 84%의 프리미엄에 해당한다.
이번 합병은 미국 주택시장 장기 침체 속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업계 재편 흐름을 보여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집값 상승으로 매수자들의 진입이 제한되자, 대형 업체들은 생존과 성장 돌파구를 인수·합병(M&A)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모기지 업체 로켓 컴퍼니스(Rocket Cos.)는 경쟁사 미스터 쿠퍼(Mr. Cooper)를 94억 달러 규모로 인수했으며, 불과 몇 주 전에는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Redfin)을 17억5천만 달러에 전격 인수한 바 있다.
이번 거래로 미국 주택시장 침체 국면 속 대형 플레이어 중심의 구조 개편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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