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의 휘발유 가격이 미국 최고를 기록하며 치솟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9월 14일 기준 워싱턴주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66센트로, 전국 평균인 3달러 18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통상적으로 기름값이 가장 높았던 캘리포니아(갤런당 4달러 64센트)마저 제친 것이다. 특히 시애틀 메트로 지역은 주 내에서도 가장 비싸 갤런당 평균 4달러 81센트를 나타냈다.
높은 세금과 기후 정책에 따른 비용 전가가 워싱턴주 휘발유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7월 1일부터 워싱턴주는 도로 및 교량 보수 재원 마련을 위해 휘발유 세금을 갤런당 6센트 인상, 세율을 49.4센트에서 55.4센트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2%씩 추가 인상되며, 디젤세 역시 오는 2027년부터 갤런당 3센트 인상된 뒤 2028년부터 매년 2%씩 오르게 된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시애틀 주민 티모시 더든은 “도로 인프라 개선이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다”며 세금 인상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주민 퀸 설리번은 “이제 우리는 사실상 캘리포니아 수준의 기름값을 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있지만, 공항 인근 주유소에서는 세금 인상 전부터 이미 갤런당 5달러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연말연시 여행을 앞둔 운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에는 주의 기후공약법(Climate Commitment Act) 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당 법은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에 대해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데, 최근 이와 관련된 이산화탄소 배출세가 갤런당 6센트가량 추가됐다.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법 자체가 기름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워싱턴주 환경부는 이번 인상이 전국적 추세와 유사하며, 기후 정책은 주요 요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대변인은 “최근의 갤런당 3센트가량 상승은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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