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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10/26  조이시애틀뉴스
[샛별 순회공연] "하나님이 감추어 놓은 보물을 찾았다!"


새벽에 일어나 짐을 싸고, 청소하고, 10살 유현이까지 모두들 말도 잘 듣는다. 남자단원들은 어제 남은 돼지보쌈과 스시 롤을 먹고, 여자단원들은 과일과 계란을 먹고 서둘러 떠난다. 오후 3시에 LA 한인타운에 있는 양로병원에서 공연을 해야 하는데 길을 가다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시간을 맞추지 못할 수 있기에 최대한 빨리 가서 근처에 있어야 한다.


밤사이 화려찬란했던 라스베이거스 거리가 죽은듯? 차분해진 이른 아침에 샛별 단원들을 태운 벤들은 새사명을 향해 미련없이 떠난다. 샛별의 흔적으로 '샛별 날씨'를 남기고...


길 좋고, 차 좋고, 운전사 좋고. 삼박자에 찬양하며 춤추며 달리니 예상시간보다 일찍 LA한인 타운에 들어왔다. 먼저 정해 놓은 숙소를 찾아가 열쇠를 받고 짐을 풀기 전에 전체 바닥을 닦고 방 배정을 했다. 단원들의 표정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애들아! 이 집은 보기에는 허술해도 한인타운 내에 있는 집이라서 비싸게 빌렸어요. 수영장이 있는 큰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다운타운, 공연 장소들과 가까운 곳으로 정했어요" 설명했다.


수영장에 족구장까지 있는 장로님집과 골프장 안에 있던 라스베이거스 집과는 차이가 나는 집인 것이다. '써니 힐 양로호텔' 간판이 있는 4층 건물 차고에 내린 우리는 2층 로비로 올라가 짐을 풀었다. 남편 최 목사가 친구 목사님께 부탁하고, 다시 또 친구 목사님께 부탁해서 몇 다리를 거쳐서 오늘 이 자리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기에 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는데 할머니 몇 분이 앉아서 기다리시고 계셨다는 듯? 처다 보신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여자분 한분이 바쁘게 인사를 하고 나도 눈치껏 우리가 할 일을 찾아 하기로 하고 나와 그랜드 피아노를 옆으로 밀고, 식당에 있는 의자들을 로비로 옮겨 나르기 시작하자 직원들, 할아버지들도 도와 주신다. 어디선가 고약한 화장실 냄새가 진동하기에 돌아보니 할아버지 한 분이 산책을 나갔다 오셨는지 지팡이를 짚고 쩔쩔매며 복도를 지나 방으로 가시는데 바지 사이로 설사 똥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어린 남자 단원들이 순간적으로 웃고, 생각없이 떠드는 말에 단원들을 불러 모았다. "오늘 양로호텔 공연은 건강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시는 아파트가 아니고, 혼자서는 살기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사는 병원이예요. 우리도 늙으면 이런 곳에 있다가 천국가게 될거야. 이분들은 잘 걷지 못하고, 말도 잘 못하셔도 세상을 오래 사신 분들이기에 너희들 얼굴만 봐도 어떤 사람인지 아신다. 특히 몸이 아프셔서 웃음도 잃어버리셨거나 박수칠 힘도 없어도 다 느끼시니 최선으로 최고의 공연을 해야 한다."


공연 장소는 협소하고 천정은 낮은데, 앉아 계신 분들은 오래전에 웃음을 잃은 듯 무표정이다. "어머님, 아버님! 반갑습니다. 저희들은 시애틀에서 왔습니다. 고향 그리우시지요?, 이제부터 한시간 동안 한국 춤과 악기 연주로 어머님 아버님께 조국을 안겨 드리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을 갖으려고 합니다. 잘 하지 못해도 즐겁게 보아 주세요"


인사드린 후, 25현금, 피리, 기타 등이 어울려 연주를 시작했다.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하나님은 너를 만드신 분, 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그 사랑 끝이 없단다' '큰 바다 있고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닌가? 아름다운 나라~' 노래했다.


인생의 4계절의 뜻이 담긴 '숲' 춤을 추고, '우주의 하모니' 타악기 합주에 이어  상모돌리며 꽹과리를 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귀가 아프실까 걱정이 되어 물어 보자, "괜찮아, 계속해요!" 기운이 없어 박수도 못치시던 손을 들어 싸인을 보내오는 할머니도 계셨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 땅에서 다시 못 뵈면 천국에서 만나겠습니다!"


공연 도중에 일어나 나가는 분들을 보며 앉아 있기 힘들거나 시끄러워서 방으로 돌아가신 것 같았는데 할머니들이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시 오셔서 내 손에 봉투를 쥐어 주신다. '사모님!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 너무 좋은 일 하셨습니다. 힘 잃지 마시고 계속 하세요! 우리가 샛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신영순 권사, 윤숙자 권사, 장정희 권사' 카드 안에  100불 짜리 3장이 함께 들어 있었다. 할머니들이 평생동안 얼마나 귀하게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 헌신하셨을까? 가슴에 찡~, 전율이 왔다.


"저기 멋쟁이 할아버지가 주셨어요. 장로님이세요" 스잔 박 센터 메니져가 내게 봉투를 주자, "아니, 부끄럽게!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 단원들 음료수라도 사주고 싶은데 그것 밖에 없어서... " 미안해 하신다. 단원들이 짐을 챙겨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별이 된 이슬'책을 손에 들고 계시더니 가지고 계신 30불을 주시고 싶었던 것이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스잔 박'으로부터 전화가 오기에 또 누가 짐을 두고 왔나? 짜증이 나려는데, "사모님, 아까 공연하시는 동안에는 너무 바빠서 제대로 말씀을 못 나누었습니다. 남편이 '새소망 장로교회 부목사이고 저는 교회 반주자입니다. 이번 주일 오후 3시에 교회에서 처음으로 '가족 음악회'를 하는데 담임 목사님께서 마지막에 특별한 프로그램을 넣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팀을 찾고 있는데 샛별이 올 수 있나요?" 뜻밖이었다.


"네, 오후는 가능합니다." "저희 교회는 큰교회는 아니지만 오랜 전통과 힘이 있는 교회입니다. 성전이 아름답고 무대도 넓고 음향도 좋습니다.미리 말씀을 못드린 것은 전에 어떤 국악팀이 오셨는데 이런 저런 말이 있었지요. 오늘 샛별 공연을 보니 꼭 모시고 싶습니다. 담임 목사님께 말씀드리고, 오늘 밤까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나는 외쳤다. "하나님이 감추어 놓으신 보물을 찾았다!" 2008년, 이스라엘 '예수 대장정" 행사의 공연단으로 선정되어 가는 길에는 뉴욕을 들르고, 오는 길은 파리를 들러 오기로 공연 스케쥴을 잡았는데 이스라엘에 미사엘이 터지는 사건이 생겨 모든 외국인들은 떠나라는 정부의 선포에 이스라엘 행사가 취소되어 샛별이 뉴욕과 파리 공연도 취소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에 남편 최 목사가, '우리 아이들은 유럽을 갔다 왔지만 지금 대부분의 단원들은 가보지 않았으니 문화원도 지었고 교회도 지었는데, 빚을 지더라도 단원들에게 유럽구경을 시켜 주는 기회로 삼고 갔다 와요. 약속된 뉴욕과 파리 공연을 취소하지 말고.'  나는 빚을 지면서 내자식도 아닌 단원들에게 유럽 공부시키라는 남편에게 감동을 받아 '유럽에서의 보물 찾기'라고 제목을 정하고 하나님이 감추어 놓으신 계획이 있을 것을 믿고 떠났던 기억을 되살린 것이다.


이번에도 니카라과 떠나는 날에야 라스베이거스 공연이 정해졌고, 오늘에야 내일 모레 주일 공연이 정해지는 것이다. 다급해 금식기도를 하면 하나님이 다 준비해 놓으셨다는 감동을 받고 마음이 편해졌지만 시간이 다가오면서 얼마나 불안해 했던가? 남편 친구 목사님이 출석하시는 큰빛 교회 주일 낮예배때 잠깐 공연하는 것으로 했지만 강단이 좁아서 공연이 쉽지 않을 것과 손님을 허락하는 교회에게 미안했다.


아직은 결정된 것이 아니었지만 나는 손바닥보다 큰 구름을 보았기에 당장 시애틀로 전화를 걸었다. "지영아! 하나님이 준비하신 공연을 찾았어. 어서 비행기 표 사고, 책도 모자르니 50권 가지고 주일 새벽에 와" 지영이는 직장 때문에 라스베이거스를 가지 못하고 시애틀로 먼저 돌아갔다. "사모님, 저 꼭 필요해요? 무대가 그렇게 넓어요?" "공연도 중요하고, 너도 함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자!"


숙소로 돌아오자 다혜 엄마와 다혜가 시애틀에는 없는 '85' 빵집에서 빵들을 사왔고, 우리는 맛있는 빵과 함께 다시 만나는 기쁨을 나누었다. 친구 경미가 저녁을 사주겠다고 찾아 와 마침 시내가 시애틀 콜럼비아 빌딩 멤버쉽이 있어서 LA와 계약된 빌딩에서 식사를 하고 파킹하는데 고생하지 말라며 우버를 불러 주었다. 경미와 나는 갑자기 소녀가 된 기분으로 들떴고 정장을 입는 식당이라서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고 나갔다.


LA 시가지는 물론이요 멀리 산 위의 석양이 펼쳐지는 창가에 앉아 샴페인을 시작으로 풀코스 저녁을 나누며 지나온 인생을 나누었다. 엄마 아빠가 의사인 경미는 어릴때 피겨스케이트 선수에 서울예고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미국에 와서 노처녀 되도록 발레 공부를 하며 살았다.


사업 잘하는 남편을 만나 화려하게 사는 줄 알았는데, 얼마나 열심히 잘 살았는지 수 십년을 여기 살았어도 이런 빌딩에 와서 저녁 먹는 것이 처음이란다. 최근 남편 사업이 어려워져 한인타운에 옷가게를 열어 하루 종일 일을 하며 뒷바라지하여 아들은 대학을 나와서 취직을 했고, 딸을 프로 양궁선수로 키워 콜럼비아 대학에 보냈단다.


얼굴에 주름이 쪼글거리는데 흔하다는 보톡스도 안 맞고 절약하고 성실하게 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우리는 뜻밖의 횡재?를 한 듯이 열심히 먹었고, LA의 해가 다 넘어가도록 열심히 이야기했다. 두고 온 단원들은 뭘 어떻게 먹는지, 선생들이 더 잘 알아서 하겠거니,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 (계속)


최지연 (샛별한국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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