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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04/23  조이시애틀뉴스
[여행] 플로리다 올랜도와 탬파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상징인 지구모형

 

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

 

플로리다 올랜도는 테마파크의 도시이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인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있다.


캘리포니아에도 디즈니랜드가 있지만, 플로리다 올랜도의 규모는 세계 제일이다. 시애틀에서 올랜도까지 꽤 멀다. 직행 항로가 있지만 어쩌다보니 시애틀을 출발해 비행기를 필라델피아에서 갈아타고 올랜도로 가야 했다. 탑승 시간만 거의8시간 걸린다. 미국이 왜 대륙인지 알겠다.


올랜도행 기내에는가족단위 승객들로 초만원이다. 아이들의 눈동자는 놀이동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생기가 넘친다. 올랜도에 가면 활기가 넘쳐나겠다. 3박4일 짧은 여정에 테마파크를 다 둘러보기는 힘들다. 디즈니월드는 접어두고 어른들도 즐기기 좋다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관광하기로 했다. 그곳에서 공부하고 있는 조카가 안내해 줄 것이다. 가자, 동심의 세계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구

스튜디오 거리에 있는 카메라 상점 쇼윈도


영화 캐릭터들을 테마로 한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입구부터 장사진이다. 놀이기구 탈 때마다 이렇게 줄을 서야하지 않을까 벌써 걱정이 된다. 3월인데도 가벼운 옷차림의 관광객들 표정은 날씨만큼이나 밝다.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서니 사방에 놀이기구와 구경거리가 넘친다. 저만치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이 눈에 뜨인다.


이미 사람들이 길게 줄 서있다.  4D영화는 처음 본다. 극장 좌석이 자유자재로 움직여 어지러운데 화면에서 슈렉이 기침하니 침이 객석으로 직접 튄다. 물론 객석으로 일부러 뿌리는 물이지만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된다. 긴장감 때문에 편안하게 영화 보기 쉽지는 않지만 새로운 체험이다.


트랜스포머 3D 라이드는 얼마나 공포스러운지는 몰라도 노약자는 타지 말라는 경고문이 사방에 붙어있다.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고 줄서서 들어가던 나는 끝까지 따라붙는 경고문 때문에 마지막 순간, 타기를 포기했다. 아, 나는 왜 놀이기구 앞에만 서면 작아질까.  한바탕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 표정이 넋이 빠져있다.


TV만화 심슨의 노란 얼굴이 보인다. 이거야말로 자신있다. 텔레비전에서 노상 보던 심슨 가족이 뭐 어쩌겠나. 관광객을 태운 열차가 하늘을 난다. 한없이 넓은 하늘에 만화 심슨의 등장인물이 총출동한다. 입체감과 속도감이 대단하다. 하늘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라 눈을 꼭 감았다 살짝 떴다 했다. 사실 열차는 하늘을 난 적이 없다. 그 자리에서 흔들렸을 뿐이다. 심슨 얕봤다 혼났다.

 

내 수준에는 ET어드벤쳐가 맞는다. 공중을 나는 자전거를 타고 밤하늘을 누빈다. 환상적이고 재미있다. 압권은 영화 ET에 나오는 장면 연출이다. 하늘을 나는 자전거가 보름달 앞을 지나면서 생기는 그림자를 보는 순간, 탄성이 나온다. 꿈을 꾸게 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하드록 카페

호러 메이크업 쇼

마술쇼


볼거리도 많다. 호러 메이크업 쇼는 공포영화나 핼로윈데이 분장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엽기적이다. 강아지와 새들이 재롱 떠는 동물쇼를 보면서 스타디움에 앉아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술쇼는 공연보다 마술CD를 판매하는데 촛점이 맞춰지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한참 다니다보니 거리에 꽃장식을 한 카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동화처럼 이야기가 있는 퍼레이드다.

 

하루 입장권을 사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고 타려면 뛰어다녀야 한다는데 이미 나는 지쳤다. 종일 이 안을 돌아다녔으니 웬만한 건 다 보았다. 아이처럼 팔팔한 시간을 보냈다. 미련없이 떠나겠다.


동물쇼

카퍼레이드

올랜도 시내의 한적한 모습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구에 몰려든 각국의 관광객들

 

탬파에는 달리가 있다

 

올랜도에서 한 시간 차로 이동하니 탬파 베이에 들어선다. 탬파 해변 인근 지역은 은퇴지로 인기가 있다. 해변보다 가볼 만한 곳은 탬파에서 유서 깊은 도시인 이보 시티 7번가이다. 시가(궐련)의 도시와 환락가로 유명하다. 1886년 시가 공장이 들어서고 쿠바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술집 카페 식당 시가 전문점이 즐비하게 늘어서게 되었다.

 

시내의 한 시가전문점에서 시가를 말고있는 여인


옛 도시의 명성은 사라지고 지금은 허름한 뒷골목이 되었지만,  아직도 시가를 직접 말아서 파는 시가 전문점이 여럿 있다. 관능적인 쿠바계 여인이 관광객을 위해 담배 잎사귀로 시가 마는 법을 보여준다. 구경만 실컷하고 빈손으로 상점을 나오려니 미안하다.


이보 시티 7번가 끝에 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스페인 레스토랑 ‘콜롬비아’를 찾았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검은 정장을 입고 하얀 수건을 팔에 두른 웨이터가 정중히 안내한다.이곳은 1905년에 문을 연 스페인풍의 식당으로 정통 스페인 요리로 명성이 있다. 해물요리를 주문했다. 과일을 듬뿍 얹은 스페인 포도주  ‘샹그리아’도 한 잔 마셔보았다. 순하고 달콤하다. 식당 분위기가 고풍스러우면서 우아하니 유럽 영화에서 본 듯 하다.


바로 옆에 레스토랑 박물관이 있어 들렀는데 말하자면 그릇가게다. 공연히 간장 종지로 보이는 그릇 하나 사들고 나왔다. 아까 식당에서 버터를 담아낸 그릇이다. 서양은 버터 동양은 간장, 이렇듯 쓰임새가 다르다니 피식 웃음이 난다.

 

110년된 레스토랑 ‘콜롬비아’에서 먹은 요리

달리 미술관 2층 전시장 입구

탬파에 있는 달리 미술관 전경


탬파의 위성도시인 세인트 페터스버그에 달리 미술관( Dali Museum)으로 갔다. 20세기 초현실파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미술관은 물론 스페인에 있지만, 플로리다에도 그의 미술관이 있다. 달리의 그림을 좋아하던 미국인 모스가 그림을 하나씩 사들여 1982년 플로리다에 달리 미술관을 설립하고 지금은 그 후손이 관리한다.


달리는 괴팍한 천재로 알려졌는데 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그림에도 과학적 요소를 가미했다. 평범한 모자이크 그림이 링컨 대통령의 초상화로 변하는 것을 보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몇 번을 그림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눈을 게슴츠레하게 하면서 겨우 링컨 얼굴을 찾아냈다. 경이로움, 그 자체다. 원 제목이 알파벳 33자로 된 DNA라는 거대한  작품앞에서 나는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건 천지창조와 맞먹는 그림 아닐까. 가슴이 벅찼다. 미술관을 나오면서 그 그림의 복사본을 하나 구입했다.

 

마침 달리 미술관 건너편에서 전위 미술가인 앤디 워홀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두 거장의 그림을 보다니 이게 웬 횡재냐, 신이 났다. 탬파에서 만난 달리는, 더는 괴이하지 않고 과학과 종교를 화폭에 접목한 위대한 화가다. 탬파에는 달리가 있다.


워싱턴 주와 플로리다 주는 미국 대륙을 대각선으로 그어 마주하고 있다. 찌뿌둥한 하늘을 이고 있는 시애틀을 벗어나, 빛나는 해와 야자수가 줄 서 있는 올랜도와 탬파를 여행했다. 조카도 만나고 여행도 하고 좋은 시간 보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언제 이런 여행을 또 해 볼 수 있을까. 탬파 해변에 있는 노천 카페에서 저녁을 먹으며 수평선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해는 순식간에 물 속으로 풍덩 빠져버렸다.


노을 지는 탬파 해변의 노천 카페


글/사진= 신순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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