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이 붐을 타고 새로운 억만장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앤스로픽(Anthropic),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 오픈AI(OpenAI), 애니스피어(Anysphere) 등 AI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부호들을 낳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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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킹 머신스 랩의 미라 무라티 창업자. |
시장조사업체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AI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은 현재 498개로, 총 기업가치는 2조7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0곳은 2023년 이후 설립됐다. 기업가치 1억 달러 이상인 AI 스타트업은 1,300개가 넘는다.
MIT의 앤드류 맥아피 수석연구원은 “지난 100여 년의 데이터를 봐도 이 정도 규모와 속도의 부 창출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기준, 주요 AI 비상장 기업 4곳이 최소 15명의 억만장자를 만들어냈으며, 이들의 총 자산 가치는 38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그 후로도 유니콘 기업은 계속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9월 오픈AI를 떠난 미라 무라티 전 CTO는 올해 2월 ‘싱킹 머신스 랩(Thinking Machines Lab)’을 설립하고 7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드 투자(20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 12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앤스로픽은 현재 1,700억 달러 가치 평가를 목표로 50억 달러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며, 애니스피어는 6월 투자 라운드에서 99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은 지 몇 주 만에 180~200억 달러 가치 제안을 받았다.
다만 이들 신흥 AI 부호의 재산 상당수는 비상장 주식 형태로 묶여 있어 현금화가 쉽지 않다. 과거 닷컴 버블 시기와 달리, 오늘날 AI 기업들은 벤처캐피털, 국부펀드, 패밀리오피스 등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받아 장기간 비상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대신 비상장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2차 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며,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들이 일정 부분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메타가 스케일AI(Scale 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한 뒤, 공동창업자 알렉산더 왕은 메타 AI팀에 합류했고, 2018년 회사를 떠난 공동창업자 루시 구오는 LA 헐리우드 힐스에 3천만 달러 규모의 저택을 매입했다.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2023년 이후 AI 기업 인수·합병, IPO 등 유동성 이벤트는 73건에 달했다.
AI 부의 중심지는 단연 실리콘밸리다. 실리콘밸리 지역 기업들은 지난해 벤처 투자금 350억 달러 이상을 유치했고, 샌프란시스코의 억만장자 수(82명)는 뉴욕(66명)을 앞질렀다. 고급 부동산 거래도 급증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2천만 달러 이상에 거래된 주택 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몇 년 전 ‘둠 루프(doom loop)’ 위기론이 돌았던 도시가 AI 덕에 부동산과 임대료가 다시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IPO와 유동성 확대를 통해 AI 신흥 부호들의 자산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면서, 자산관리업계에 사상 최대 기회가 열릴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대부분의 AI 부는 여전히 비유동성 상태여서 전통 자산관리사가 직접 관리하기 쉽지 않다.
패스톤(Pathstone)의 사이먼 크린스키 전무이사는 “현재 창출되는 부의 상당 비율이 비상장 지분에 묶여 있다”며 “과거 닷컴 부호들이 결국 자산을 분산하고 전문가에게 관리를 맡겼듯, AI 부호들도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 창업가들은 처음에는 자신이 속한 네트워크와 업계에 재투자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전통적인 세무, 상속, 자선,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AI 산업이 결국 자산관리업 자체를 혁신하거나 대체할 잠재력도 크다”고 덧붙였다. (기사제휴=보스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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