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어렵고 힘든 분들의 케이스를 대하다 보면 어떤 날은 잠도 못 자고 새벽녘에 일어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고 꼬빡 밤을 새울 때도 많았다.
요즈음이 그랬다. 어려운 상황인 그분들의 문제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런저런 사례를 리서치를 해보다가 뜬눈으로 그냥 아침을 맞았다.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우리가 돕는 이들의 베네핏이나 필요한 약들에 대한 제한이 심해져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한층 더 고달프다. 이 사람들을 돕는 우리들은 더 바쁘고 일이 많아졌다.
보통날 아침에는 그냥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직장에 가곤 하지만 다른 주에 사는 아들이 일 때문에 이곳 시애틀 집에 와 있는 중이라 아들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고루고루 해먹이고 싶어서 어제저녁에 물에 담가논 녹두를 갈아서 돼지고기 볶아 넣고 김치 물에 씻어서 송송 썰어 아들아이가 좋아하는 녹두부침개를 을 해놓고 나니 7시까지 사무실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이 급하게 되었다.
시계를 보니 6시가 조금 넘어서 직장까지 운전을 할 시간을 계산해 보니 샤워할 시간도 급해서 초간단 샤워로 몸을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서는 급하게 차를 몰아서 겨우 7시에 딱 맞게 사무실에 도착하였다.
아직 사무실에 오지 않아도 될 시간이지만 나는 아침 모든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미리 와서 일을 시작하면서 혼자만의 텅 빈 사무실에서의 일을 즐긴다. 물론 일찍 출근을 하니 다른 직원들보다 더 일찍 퇴근이 가능하다.
우리는 케이스대로 일을 하니 출퇴근이 자유로운 편이다. 생각해 보니 2011년 한인생활상담소(지금은 활성화 있게 일을 잘하고 있지만)가 그때에는 라이선스를 빼앗긴 채 문을 닫고서 아무런 일을 못하고 있었다.
생활상담소가 박탈당한 라이선스를 스노호미시에서 소셜워커로 일하는 박지은 씨와 함께 라이선스를 다시 찾아와 맨파워도 없고 일손이 없는 생활상담소를 어찌하나 고민고민하다가 6명의 훌륭한 자원봉사분들과 함께 일을 시작했다.
아침 7시부터 3시까지 내 직장인 킹카운티에서 일을 마치고는 매일 3시부터 저녁 8시까지 상담소가 있던 호순이 식당 위층에 와서 상담소 재건을 위해 거의 하루도 빠짐이 없이 출근하며 케이스 빌드업을 해놓고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기까지 1년여간을 정말로 열심히 일했다.
생활상담소 모금의 밤을 열어 그때 3만 5천 달러라는 기금을 마련해 놓고 이미 매일 강행군하느라 몸에 무리가 와 살이 20파운드가 빠진 내 몸을 추스르느라 상담소 일을 떠났었다.
바쁘게 아침나절의 시간을 마치고 나서는 근처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누워 있는 무숙자들을 보면서 얼마나 불편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내 마음 전체를 사로잡고 있는 이슈 때문에 지속적으로 생각을 하면서 정리를 해보려고 하지만 쉽게 정리가 되질 않았다.
직장을 마치고 렌튼에 있는 모임에 참석을 하고 405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차가 밀려서 차는 거의 주차해 놓은 상태이다. 와우! I-405 렌튼으로 들어가는 길은 거의 매일 팩이다. 마치 캘리포니아 도로선상에서 차가 팩되어 있는 것과 같은 상태이다.
가족이 있는 캘리포니아에는 자주 가는데 어쩌다 길을 나서면 두세 시간은 길에서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여서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살기에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 움직이기를 기다려도 차는 전혀 자리를 움직일 수도 없어서 아까 회의시간에 지속적으로 울렸던 전화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열어보니 세 통의 전화가 와있었는데 한통의 전화는 처음 보는 번호였다.
그래서 처음 보는 전화에 다이얼을 돌리고 기다리니 상대방에서 아주 밝은 목소리를 가진 여자분이 전화를 받는다.
안녕하세요? 저는 레지나 채입니다. 전화번호 살펴보는데 이 번호가 있어서... 나의 말이 마치기도 전에 이분은 자기를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계속)
소셜워커, 워싱턴가정상담소 소장
이메일: regina.chae3@gmail.com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www.joyseattle.com/news/59345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