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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10/08  김정태 기자
"한인단체 회계자료 요구 법적 근거 없다"...시애틀총영사관 국감 의원들 질책

이형종 총영사(오른쪽)가 시애틀총영사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홍승인 부총영사.


지난 7일 시애틀총영사관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이형종 총영사가 운영비가 아닌 단순한 행사비를 지원받은 한인단체들에게 전반적인 회계자료를 요구한 사실과 관련, 여러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이 쏟아졌다. 


이날 국감은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반장으로 이석현(더불어민주), 추미애(더불어민주), 정진석(자유한국), 정병국(바른미래), 이정현(무소속) 의원 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미주 지역 국정감사반이 진행했다.


예정대로 이날 오전 10시 총영사관에 도착한 국정감사팀은 이 총영사의 영접을 받으며 1층 회의실에 마련된 국감장에 들어왔다. 행사 참석차 포트앤젤레스를 방문 중인 김준식 영사를 제외한 시애틀총영사관 영사 전원이 국감장에 출석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이 총영사는 업무보고를 통해 현재 1년 9개월째 공관업무를 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후 신청사 입주, 직원 소개, 지역 외교환경, 한식홍보 등 주요 행사, 중소기업지흥공단 시애틀센터 개소, 창발과 한국학교에 대한 지원활동을 소개하고 11월초에는 오리건 주지사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이 총영사는 또한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한인단체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전체 회계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제도를 만들었다"면서 "일부 단체의 반발이 있었으나 동포단체들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고했다. 


첫 질의에 나선 정병국 의원(바른미래)은 워싱턴주의 마리화나 자유화로 마리화나를 사용한 한국 유학생들이 귀국하면 범법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총영사관이 나서 이를 적극 계몽해달라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무소속)은 "이제는 행정 대상자가 과거에 비해 크게 바뀌었다"고 지적하며 "총영사관의 역할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 시애틀총영사관이 모범이 되어서 적극 문제 제기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정진석 의원(자유한국)이 한인단체에 대한 일년치 회계자료 제출 요구는 문제가 있다며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다.

추미애 의원(더불어민주)이 "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 자칫하면 법적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며 회계자료 요구에 이의를 제기했다.


비교적 순조로운 분위기에서 시작된 국감은 이 총영사가 한인단체들에 요구한 회계자료 문제로 옮겨지자 의원들의 추궁이 잇따랐다. 의원들은 국감에 앞서 지난 5일 페더럴웨이의 한 식당에서 한인 단체장들을 만나 이들의 견해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의원(자유한국)은 지난해 시애틀총영사관을 통한 지원액 70만달러 가운데 43만달러가 한국학교에 지원됐고 나머지는 한인단체들에 지원된 것으로 보고받았는데, 한인단체들에게 전반적인 회계자료를 요구한 것은 어떠한 근거에 의한 것인지, 법적인 근거는 있는지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총영사는 "원래는 지원액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되어있지만 제가 일년간 전체 회계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면서 "법적인 것보다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좀더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그렇게 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법적 근거가 있냐고 재차 묻자 이 총영사는 "포괄적으로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조를 요청한 것이지 강제로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정부가 지원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총영사관에 보고를 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총영사관의 행정 편의주의가 아니냐. 한인단체들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원단체에 지원받은 행사가 아닌 일년 전체 회계자료를 제출하라는 이 총영사의 요구는 문제가 있다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정 의원은 "총영사가 강요하거나 간섭하거나 강권해서는 안된다"면서 "결국 총영사관의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뜻 아니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정의원은 이어 마지막 종합감사때 이에 대한 외교부 본부의 입장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총영사가 독특한 관행을 만들려하려는 것 같은데 이것이 논쟁의 소지가 있거나 또다른 갈등 요인이 된다면 총영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경고도 했다. 이와함께 최근에 전통적으로 타코마한인회가 주관해온 6.25 기념행사를 민주평통에 넘기라고 한 것도 총영사에게 그럴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병국 의원(바른미래) 한국 유학생들의 마리화나 사용에 우려를 표명하고 총영사관이 나서 이를 적극 계몽해달라고 말했다.


회계자료 문제와 관련, 추미애 의원(더불어민주)도 보충질의를 통해 "(단순한 지원금에 대해 전체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자칫하면 법적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추 의원은 한일관계의 민감한 이슈인 위안부 관련 영상자료를 공관이 보여준 경우가 있는지 물었고 2차대전 당시 강제 수용된 일본인들이 많이 살고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은 시애틀에서 위안부, 독도 등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행사를 개최하면 대박이 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했다.


반장인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도 이 총영사는 "한인단체들이 반발하는 문제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를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한 "화합을 이뤄야하는 총영사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법적 근거를 벗어나는 행위다. (한인단체들의) 1년 예산을 건드리는 것은 안된다. 이는 상대적인 채찍"이라며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국감 의원들은 2시간에 걸친 시애틀총영사관 업무에 대한 국정감사를 끝내고 최근에 완공된 신청사 내부를 둘러 본 후 청사를 떠났다.
 

이형종 총영사와 홍승인 부총영사가 국감 의원들의 보충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형종 총영사가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총영사관에 관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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