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연주회와 서양고전음악연주회에 공연을 감상하러 가면 극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나 체감온도가 확실히 다르다.
서양오케스트라연주회에 가면 사람들 복장부터 정장이 많고 어떤 고상한 긴장이 느껴지는데 국악공연에 가보면 격식보다는 흥이 나는데 스물스물 그런 기분을 보여도 스스로 주변에 주눅이 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두 음악회 사이에는 어떤 길이 가로 질러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다른 것 끼리의 크로스오버나 하모니즘을 시도 하지만 그 결과에는 만족하기 어렵다. 오히려 그 뿌리를 찾아 떠나며 원형이나 본질에 더 심취한다.
이런 가운데 국악을 기반으로 한 3인조 크로스오버 인디밴드 잠비나이(Jambinai)가 해외 활동을 통해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어디에도 없는 음악’, ‘지금 세계 최고’, ‘트랜드를 쫒아가는 것이 아니고 트랜드를 이끄는 음악’, ‘국악과 록의 환상적인 조합’, ‘Post K-Pop, Post-Rock’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국악에 무심했던 국내 음악 팬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이들의 해외활동은 2013년 5월 헬싱키 ‘월드빌리지 페스티벌’ 을 시작으로, 2014년 3월 북미 최대 음악축제 SXSW, 같은 해 5~7월 2개월 간 유럽 14개국 26회의 공연, 브라질, 중국 공연, 그리고 다시 바로
12월 유럽투어를 앞 두고 있는 등 국내 팀을 통틀어 가장 활발하다.
이들은 2001학번 국악 전공자 동기들로서 2009년 의기투합해서 결성되었는데, 해금(김보미), 기타/피리/태평소(이일우), 거문고(심은용)를 기본구성으로 트라이앵글, 실로폰 혹은 목소리를 섞기도 하며 주로 즉흥곡에서 시작한 악상에 각자의 악기에 맞는 표현특성을 더해 만든 창작곡 들로 연주한다.
‘잠비나이’라는 이름은 멤버 중 한 명이 갑자기 생각나서 발음하게 된 한글 4음절로서 별 의미는 없다고 한다. 이들의 대표곡으로 나부락(Naburak: 키우던 고양이 이름) 소멸의 시간(Time of Extinction),
Connection, Grace Kelly 등등이 유명하고 그 외 앨범 (EP: 잠비나이, 2010, 3곡 수록), (1집: 차연 (Differance), 2012, 9곡 수록)의 곡들도 모두 골고루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의 공연영상이나 인터뷰, 해외공연실황 동영상을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잠비나이'의 연주에 각 나라 말로 달린 댓글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리더 격인 기타/피리/태평소를 연주하는 이일우씨는 잠비나이의 최종 목표는 누구나 알아보는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팀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는 실력과 패기로 똘똘 뭉쳐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비해서 국내외 음악 팬들을 공진(共振) 시키는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와 가수 조용필을 반씩 닮은 듯하다.
나는 베토벤의 음악이나 김덕수의 모든 작품을 다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베토벤보다 김덕수로부터 음악의 지성과 본성을 발견한다.
베토벤의 작품은 인간적이지만 김덕수는 연주는 우주적이다. 베토벤은 고상하지만 김덕수는 두려움이 없이 난장(亂場)이다. 잠비나이는 국악과 서양음악 사이에 조심스러운 소통을 시도 하는 대신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가지 않은 신비한 원시림 같은, 사람들의 본향으로 직진한다. 그에게 누가 크로스 오버라고 해도 웃고 뭐라고 해도 웃을 것 만 같다.
지난 10월 31일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정동극장 야외마당에서 잠비나이와 산울림 김창완 밴드의 콜라보레이션 무대가 있었다.
나는 잠비나이를 직접 본다는 것에 기대가 컸다. 40년 정상의 뮤지션 김창완씨는 그의 명성을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잠비나이의 음악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는 네이버 뮤직에서 잠비나이의 음반인 차연을 추천하면서, ‘음악이 원래 가진 리듬으로 합쳐져 있고 음악이 가진 불가해한 하모니로 합쳐져 있다고’ 감탄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과연 도레미파솔라시도의 7 음계를 사용하지 않는 잠비나이 음악이 국내와 세계인에게 어느 만큼 확산될 수 있을 지 혹은 한류의 맥을 이어나가는 폭발적인 소재가 될 수 있을 지 잠비나이의 미래와 개인 밴드로서의
성공이 기대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려시대 악기인 해금과 고구려 시대 악기인 거문고를 안고 세계의 실력자들이 모인 프로그램을 뚫고 그들의 모은 관객을 앞에 두고 무아의 경지로 들어가는 연주를 이루는 잠비나
이를 보면 단단한 서구문명의 땅 위에서 또 그렇게 끊임없이 한국의 것들은 싹을 트이는지 국악의 생명력은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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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비나이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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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사진=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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