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통편을 이용해서 어떻게 갈 것인가 생각하는 것이 외출 때마다 관건이다. 새해에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당연히 주어지는 세계 최고라는 서울의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 쪽을 향했다.
옆좌석에 앉은 아줌마와 건너편 지하철 문 위의 스크린에 뜨는 안내 영상을 보면서, 무슨 말인가 시작했는데 그 아줌마가 ‘서울의 지하철이 참 좋아요~’ 한다. 나는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너무 맨날 좋다고 하면 국뽕이라고 핀잔을 들으니 하고 싶은 말도 못 해요~’ 했다.
그랬더니 그 아줌마가, 실은 자신은 중국에서 왔다고, 한국의 이것저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한다. 나는 그녀가 한국을 칭찬하는 것이 반가웠다. 결국, 그녀는 ‘마음이 허전하면, 교회가 참 좋아요’ 라고 ‘전도 모드’로 전환하였다. ‘아차’ 싶었다.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는 중년여성의 대부분은 전도를 위한 접근이라는 것을 국뽕이니, 중국이니 하는 단어에 혹해서 깜박 잊고 있었던 것이다.
‘종교가 있으세요?’ 그녀가 물었다. ‘젊었을 때는 기독교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중년 때는 불교로부터 많이 배웠고, 이제 유교가 많이 끌려요~’ 라고 대답했다. 처음으로 나 스스로 그렇게 변해가는 나의 종교에 대한 영향을 말로 내뱉을 기회를 얻었다.
성경이나 불경이나 논어를 읽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성전이나 그들의 기념일이나 그 종교 지도자의 말씀이나 신도들의 생활을 엿보면서 종교를 접해온 것 같다. 한때는 크리스마스가 정말 큰 축제였지만, 지금은 조금 거리를 두고 존중하는 흐뭇한 연말의 축제이다.
한때는 산속의 절터에 항상 문이 열려있는 대웅전과 삼성각(三聖閣)에 미물처럼 바스라지는 나의 초라한 영혼이 위로받았지만, 지금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으면 군자답지 않은가!’ 라고 하는 새로운 것 없이 평범한 공자님 말씀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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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와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문묘와 유학을 가르치는 최고 학교였던 성균관 경내의 일부. (현 명륜동 성균관 대학교 내) |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물었다. ‘가난하면서도 아첨하는 일이 없고 부유하면서도 교만하게 구는 일이 없다면 어떻습니까?’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좋기는 하나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함만 못하다.’ 공자는 제자가 분발하도록 격려한 것이다. 현명한 제자는 금방 알아듣고 꼭 맞는 시구로 대답하여 스승의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지만, 건강수명은 75세까지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삶은 계속된다. 85세 이후에도 여전히 가정이나 동네 같은 작은 사회 단위를 통해 소통하면서 설레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공자를 지나, 무속으로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시시대 샤머니즘처럼 오만가지 자연 징후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이성으로 알 수 없는 내기를 걸기도 할 것이며, 그리고 더 살고 싶다는 희망일 수도 있는데, 그것은 아무에게도 가능하지 않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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