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온전한 주방을 갖추지 못한 임대주택에 사는 가구가 약 5,9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주거비 속에 독립된 주방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공간을 선택하는 세입자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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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타임스는 23일 연방 센서스국의 최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애틀 임차 가구의 약 2.7%가 완전한 주방이 없는 주택에 거주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50대 도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센서스국이 정의하는 완전한 주방은 주거공간 내부에 수도꼭지가 달린 싱크대, 스토브 또는 조리용 레인지, 냉장고를 모두 갖춘 경우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없으면 통계상 ‘완전한 주방이 없는 주택’으로 분류된다. 전자레인지나 간이 전열기구만 있거나 다른 세입자와 주방을 공동 사용하는 주택도 포함된다.
도시별로는 샌프란시스코가 3.6%로 가장 높았고 LA가 3%로 뒤를 이었다. 인디애나폴리스와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오클랜드,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각각 약 2.5%였다. 상위 7개 도시 가운데 6곳이 서부 해안에 집중됐다.
50대 도시의 평균 비율은 약 1.2%로 시애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비좁은 아파트로 유명한 뉴욕도 약 1%에 그쳤다.
시애틀에서는 이 같은 주거 형태가 늘고 있다. 2010년에는 약 3,200가구, 전체 임차 가구의 2.2%였으나 이후 가구 수가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현재의 50대 도시를 기준으로 한 순위도 당시 12위에서 3위로 올라갔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도시의 평균 비율은 1.6%에서 1.2%로 낮아졌다. 2010년 비율이 가장 높았던 샌프란시스코와 포틀랜드에서도 감소했다.
통계 자체가 원인을 설명하지는 않지만, 시애틀타임스는 높은 주거비를 서부 도시들의 공통적인 배경으로 짚었다. 임대료가 오를수록 저렴한 선택지는 더 작고 시설이 제한된 주택으로 좁아진다는 것이다.
시애틀 도심과 파이오니어스퀘어, 차이나타운·국제구역에는 과거부터 작은 방에 거주하며 욕실 등을 공유하는 단칸방 형태의 주거시설이 있었다. 일부는 지금도 저소득층 주택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토브가 없는 지하 임대공간이나, 다른 거처 없이 장기 거주하는 모텔 객실 등도 해당 통계에 포함될 수 있다.
여기에 2009년 무렵부터 캐피톨힐과 유니버시티디스트릭트 등에서 공용주방을 갖춘 초소형 주택이 대거 들어섰다. 이후 용도지역 규정 변경과 주민 반발 등으로 개발 열기는 꺾였지만, 당시 공급된 수천 채는 여전히 임대시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세입자에게는 주방을 포기하더라도 교통과 생활이 편리한 동네에서 혼자 살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일반 아파트보다 입주 초기 비용이 낮다는 점도 현금 여력이 부족한 세입자들에게는 큰 차이가 된다.
일반적인 침실 1개짜리 아파트는 첫 달과 마지막 달 임대료, 보증금 등으로 입주 때 수천 달러가 필요할 수 있다. 반면 일부 초소형 주택과 단칸방 시설은 초기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일반 아파트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가 있는 한, 주거비를 낮추기 위해 개인 주방을 포기하는 선택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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