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융권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12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
| AI로 생성된 이미지 |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면서 원화 가치 상승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다만 원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경우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할 수 있어 환율 하락 속도와 변동성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덜란드 ING는 전날 발간한 아시아 외환시장 보고서에서 12개월 후 원·달러 환율을 1300원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OCBC도 이달 1일 발표한 월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말 1360원, 내년 6월 1320원을 거쳐 내년 말에는 129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 원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335.1원에 주간 거래를 마치며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3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0.0원 오른 1345.1원에 마감했지만, 장중 1330원대까지 내려가는 등 하락 압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국정감사에서 원화의 추가 강세 여력을 언급한 바 있다.
원화 강세 전망의 핵심 근거는 반도체 수출 호황에 따른 달러 공급 확대다. ING는 반도체 수출 증가의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수출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1~8월 누적 흑자는 2792억달러로 전년 동기(696억7000만달러)의 약 4배에 달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4500억달러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4300억달러의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 여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수출기업들이 달러로 받은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국내 은행권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온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고금리와 고유가, 강달러 및 반도체주 조정 등 악재가 산적한 상황"이라면서도 "이 모든 걸 압도할 만큼 반도체발 달러 공급 여력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민경원·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반도체 수출 호조로 벌어들인 달러가 시기를 가리지 않고 시장에 출회되고 있다는 점은 원화에 구조적으로 우호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원화 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기업들이 달러로 벌어들인 수출대금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급격한 변동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데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원화 가치 급등에 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급격한 쏠림과 변동성 완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소 수출기업의 환헤지 여력과 외화자금 흐름을 점검하고, 환위험 관리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휴=아시아투데이)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