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기업 중 하나이지만, 자사의 스마트폰 브랜드 픽셀(Pixel) 은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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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픽셀폰 |
WP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0년 가까이 픽셀 스마트폰을 판매해왔으며, 성능과 가격 면에서 애플과 삼성의 고급 모델에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 리뷰와 사용자 만족도 역시 높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96%의 소비자가 픽셀 아닌 삼성 등 다른 브랜드를 선택한다.
이는 구글이 새로운 픽셀 10 시리즈를 공개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삼성 독주 속 ‘고군분투’하는 구글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약 75%를 애플과 삼성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구글 픽셀은 점유율이 2019년 1%에서 현재 4%로 늘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IDC 수석 연구원 나빌라 포팔은 “이건 공정한 경쟁조차 아니다”라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극도로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시장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GM과 도요타가 미국 신차 판매의 31%를 차지한 것과 달리, 스마트폰 시장은 특정 두 브랜드가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팔은 “만약 더 많은 제조사가 실질적인 경쟁을 벌일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뛰어난 기능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 픽셀은 뜨지 못했나?
픽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인지도 부족과 이동통신사 판매 전략 부재다. 대부분의 미국 소비자는 AT&T, T-모바일, 버라이즌을 통해 휴대폰을 구입한다. 이들 이동통신사가 어떤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어떤 기기에 보상판매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지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통신사들은 아이폰에 가장 큰 혜택을 제공해왔고, 픽셀은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픽셀을 대상으로 한 할인 프로모션이 삼성 제품과 비슷하거나 더 관대한 수준으로 확대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소수지만 ‘충성 팬층’ 존재
은퇴한 대학 사서이자 사진 애호가인 셀든 디머는 오랫동안 픽셀을 사용해온 충성 고객 중 한 명이다. 그는 픽셀이 제공하는 “압도적인 카메라 성능과 구글 포토 앱의 강력한 편집 기능”을 높이 평가했다. 또 구글이 직접 개발하는 순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역시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런 장점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서 픽셀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명품 스마트폰’으로 남아 있다.
점유율 확대 가능성은?
픽셀의 미국 내 점유율은 여전히 낮지만, 최근 5년간 1%에서 4%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지만, 애플과 삼성의 절대적인 장벽을 뚫기에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픽셀의 운명은 결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습관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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