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국세청(IRS)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민감한 납세자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CNN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의 일환이다.
CNN에 따르면 지난 4월 재무부와 국토안보부(DHS)는 이미 추방 명령을 받았거나 연방 범죄 수사 대상인 불법 체류자들의 정보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IRS는 납세자의 이름, 주소, 세금 정보 등 개인 자료를 이민 당국에 넘기기 시작했으며, DHS는 이를 토대로 추방 대상자들의 거주지 확인에 활용하고 있다.
IRS가 특정 범죄 수사를 위해 제한적으로 납세 정보를 제공한 사례는 있었지만, 대규모 이민 단속을 목적으로 민감한 데이터를 공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IRS 내부에서는 합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고위 간부 일부가 사임하거나 사임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ICE는 이번 협력을 통해 약 123만 명의 불법 체류자 정보를 요청했으나, 실제 공유된 데이터는 5% 미만에 불과했다. IRS 데이터와 ICE가 제시한 자료 간 정확한 일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에 대해 백악관은 실망을 표시하며 IRS 측에 불만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트럼프 행정부는 낭비·사기·남용을 막고, 불법 체류자가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 혜택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부처 간 장벽을 허물고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 정책에 대해 불일치가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앞서 DHS는 IRS에 약 7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들을 추적하기 위해 납세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많은 불법 이민자들은 세금 납부 기록을 통해 ‘법을 준수하는 거주자’로 보이기 위해 IRS에 등록하고 세금을 내 왔다.
하지만 이번 협력으로 IRS의 기밀 보호 의무가 흔들리고, 법원 명령 없이도 연방 수사기관이 납세자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민자 권익 단체의 변호사들은 “IRS가 납세자의 기밀 보호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www.joyseattle.com/news/60216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