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유학생 고연수(20)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2일 뉴욕 맨해튼 소재 연방청사 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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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성공회 사제인 어머니 김기리 목사를 따라 2021년 종교근로자 부양가족(R-2) 비자로 입국해 인디애나주 퍼듀대학교에서 학업 중이다. 올가을 2학년 진학을 앞두고 있었으나, 지난 7월 31일 뉴욕 이민법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던 중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돼 현재 구금 중이다.
이번 사건은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뉴욕데일리뉴스는 퍼듀대에 재학 중인 한국 국적 유학생이 구금됐다고 전하며, 그녀가 약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ABC 방송은 고 씨가 웨체스터 카운티의 스카스데일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비자 심사를 마친 직후 ICE에 의해 구금됐으며,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토요일 열렸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맨해튼 연방청사 이민법원 앞 철조망에 꽃을 놓고, 종교·지역 사회 지도자들과 함께 북을 치며 연대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집회는 성공회 뉴욕교구, 뉴욕인터페이스센터, 뉴욕이민자연맹이 공동 주최했으며, 민권센터와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 이민자보호교회네트워크, 뉴욕한인회 등 주요 한인 단체들도 참여했다.
고 씨는 2023년 5월 15일 신분 연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6월 7일 승인을 받아, 2025년 12월까지 합법 체류가 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어머니 김 목사가 소속 교회를 옮기며 종교비자(R-1) 청원이 철회된 점을 근거로 고 씨의 체류 신분이 종료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고씨 측 변호인은 “법적으로 유효한 체류 신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류미비자로 분류해 구금한 것은 과도한 행정 집행이며 법적 절차 보장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종교 및 시민사회계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성공회 뉴욕교구 매튜 헤이드 주교는 “현재 이민 정책은 잔혹하며 혼란스럽다”며 “고연수 씨의 석방과 더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공회는 이민자를 보호하는 교단으로서, 부당한 억류에 맞서 계속 활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사 시폰테스 신부는 “이민법원에 들어간 이들이 다시 나올 수 없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은 헌법에 따라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시의회 이민위원장 알렉사 아빌레스 시의원은 “뉴욕시는 이민자 보호 도시”라며 “시 정부도 이민자 권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고씨의 고등학교 친구들도 참석해 눈물을 흘리며 석방을 호소했고, 참가자들은 철조망 앞에 꽃을 놓는 퍼포먼스를 통해 구금된 이민자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나서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며 “고연수 씨는 합법 체류자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구금돼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신속히 대응에 나서야 하며, 필요시 현지로 직접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내 체류 국민과 한인 사회의 안전 보장을 약속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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