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무차별 총격을 받고 숨진 시애틀 한인 식당업주 권이나(34)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17일 오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열렸다. (화보 참조)
이날 4애비뉴와 레노라 스트리트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권씨와 숨진 아기를 추모하는 묵념을 한 후 '총기 규제하라' '우리 커뮤니티를 보호하라' '스몰비즈니스를 보호하라'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0.5마일 가량 떨어진 권씨의 벨타운 사업장인 부리아야 식당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후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그룹의 한인 수잔나 카일만은 "모두가 이번 사건이 불행하고 예방할 수 있었던 사건으로 본다고 생각한다. 임신한 여성이 이유도 없이 총에 맞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 나온 박용국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너무 열심히 사시려는 한인 커플이 대낮에 참변을 당해 상공인의 한사람으로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우리가 힘을 합쳐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 한인들이 인종간 갈등으로 인해 벌어지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아시안 커뮤니티가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워싱턴주 한미연합(KAC)을 이끌고 있는 이승영 대한부인회 사무총장도 "이번 총격사건은 말문이 막히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면서 "이는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시애틀과 워싱턴주 그리고 미국에 사는 우리 모두가 들고 일어나야 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이젠 사람들이 시애틀에 놀러오지 않을 것이다. 치안에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밝히고 내주 중에 에드리안 디아즈 시애틀 경찰국장과 한인 미디어,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미팅을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침묵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에드리안 디아즈 시애틀경찰국장은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 내리는 비를 맞으며 근거리에서 집회 광경을 지켜봤다. 경찰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이어지는 식당 앞 도로를 전면 폐쇄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엄마와 함께 현장을 찾은 한 한인 소녀가 업소 앞에 꽃다발을 놓으며 애도하는 모습도 보였고 많은 미국인들이 꽃다발이 쌓여 있는 식당 앞에 서서 권이나씨의 명복을 비는 모습이 목격됐다.
코모TV, 킹TV, 카이로TV, 시애틀타임스 등 주류언론도 이날 집회를 톱뉴스로 보도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박용국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이 회원들과 함께 참석했고 이승영 대한부인회 사무총장, 피터 권 시택시 부시장 등도 모습을 보였지만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예상외로 한인들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참여가 극히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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