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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10/11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구글에 한국의 세밀한 지도를 제공해야 되는가

 

초등학교 때 처음 배운 지식들이 일생의 지식이 되거나 혹은 선입견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필자가 초등학교 때 배운 지식 중에서 ‘김정호’라는 사람이 대동여지도라는 지도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그를 칭찬하기는커녕 나라의 비밀을 누설했다고 그의 지도작업을 박해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요즘도 그런지 몰라도 필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교실 칠판 옆에 큰 대한민국전도가 붙어 있었다. 그 지도는 학습자료이기도 했고 현재 우리가 사는 땅을 표시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로 우리 모두 같은 지도 안에 산다는 긍지와 안정감을 주었던 것 같다.


그런 지도가 무슨 비밀을 누설한다고 박해를 했을까. 선생님이 설명하는 대로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받아 들였다. 하지만 요즘 필자는 지도를 노출하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누가 내가 사는 곳에 와서 지형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그런다면 거슬릴 것이고, 완성된 지도는 스마트 폰으로 터치하여 확대하고 확대되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의 위치는 결국 포착되고 말 테니까 말이다.


지난 추석에 개봉한 영화 중에, 대동여지도를 그린 김정호의 일생을 다룬 ‘고산자 (古山子: 김정호의 호), 대동여지도’ 라는 영화가 있었다. 영화는 시대적 배경으로 천주교박해나 대원군과 안동김씨의 세력다툼이 나오고 김정호가 직접 백두산, 제주도, 독도 등을 다니면서 산과 산맥과 강이 표시된 지도를 목판에 새겨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지도를 이용할 수 있게 애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이화의 인물한국사에 따르면 김정호는 어렸을 때부터 지리학에 뜻을 두었으며 1834년에 ‘청구도’라는 경위선표(經緯線表)를 사용한 우리나라 지도를 완성했으며 그 후 30년에 걸쳐 인문학적 지식을 더해 1861년 스물두 장의 첩(帖)으로 되어 있는 총도(總圖), 대동여지도를 완성하였다.

 

그의 지도는 첫째, 군사 목적에 필요하며, 둘째, 조세나 농사 등 일반정책에 이용할 수 있고, 셋째, 지방의 풍속•민정을 잘 살필 수 있다고 요약하였다. 그런데 이 지도를 나라에서 어떻게 이용했는지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일본이 1894년 청일전쟁이 일어났을 때 대동여지도를 입수해 군수물자의 수송, 군사작전 등에 활용했다고 한다. 


현재로 돌아와 한국은 2014년부터 기존 동네이름을 쓰던 지번주소로부터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쓰는 선진국형이라는 새 주소체계를 도입하였다. 필자는 그간 써왔던 동네이름보다 대로(大路), 로, 길 체계를 쓰는 것이 익숙하지가 않다. 그런데 기존 주소보다 새로운 주소체계에 접근성이 높을, 다국적 IT 기업 구글 (google)이 2016년 6월 1일 한국의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한국지도의 상세 데이터 반출을 신청하였다.

 


구글이 요구하는 상세지도는 한국이 공들여 만든 1:5,000 정밀지도이다. 미국정부도 자국 내에서는 무료로 지도를 사용할 수 있지만 외국업체들에게는 1:25,000 축척의 미국표준화 지도를 유료로 반출하고 있다. 구글은 우리나라 정부가 거저 제공하는 1:25,000 지도를 가지고 전세계에 서비스하면서도 더 정밀한 지도를 일방적으로 또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2007년부터 한국의 상세지도를 해외반출을 요청해 왔었으나 한국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률상 국내 지리정보(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은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2014년 6월 관련법이 개정되어, ‘관계기관의 장과 협의체를 구성하여 결정한 경우에는 그러지 아니하다’라는 국외반출 예외 조항이 생겼고 구글이 다시 신청을 한 것이다.


한국은 그에 대한 답변을 2016년 8월 25일까지 하기로 했다가 다시 11월 23로 결정이 미루어졌다. 그간 구글은 한국의 타협안, 즉 서버를 한국에 둔다, 혹은 특정 지점을 보안처리 한다든가, 하는 한국 정부의 통제 요건을 거절해왔다. 한국은 구글의 한국 정밀지도 해외반출 요청에 대하여 종래의 불가 결정으로부터 이번에는 결정 연기로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구글에게 한국이 공들여 만든 세밀한 지도 정보를 해외반출 제공해야 되는가. 한국에 어떤 명분과 실리가 주워지는가. 한국의 상세지도를 가지고 구글이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는 국내외 누구에게 혜택이 돌아가는가. 한국이 특수 상황에 있는 만큼 한국의 안전에 밀착된 지도 서비스를 한국의 IT 기업이 할 수는 없는가. 그것에 대한 대답은 충분하지 않다.


한국정부가 구글의 요구대로 상세지도의 국외반출을 허용한다면 구글은 한국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인터넷 지도세상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며 역으로 한국은 구글의 서비스와 신제품에 종속적인 소비자로 고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한국의 IT 업계는 역차별을 받게 되고 인터넷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기술의 개발은 위축될 우려가 있다. 새로운 기술을 즐기되 한국 IT 산업 또한 핵심기술의 생산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독주체제란 실생활에서든 사이버 공간에서든 전체 생태계의 생존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자는 한국의 상세지도를 다국적 기업이 한 국가에 민원을 제기하는 형식으로 해외 반출 요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이에 관해서는 국가 간 IT의 교환에 대한 정부차원의 외교적인 노력에 의한 가이드 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반출 여부 결정을 11월 23일로 미룬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렇듯 한국은 미국의 정치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부디 국내외 한국인들이 이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좀 더 활발하게 토론하고 각 나라의 예를 참고하고 여론이 조성되며 결국 한국 정부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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