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인 자녀의 주택 구입을 돕는 이른바 '부모 찬스'가 월가의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급락으로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부모 세대의 주식 투자 수익이 자녀의 다운페이먼트 자금으로 연결되는 구조에서 증시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주택 구입 계획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 나스닥지수는 AI 투자 비용에 대한 우려로 2.9% 하락하며 6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인텔 주가는 28.6% 폭락했고 AMD와 엔비디아도 각각 10.9%, 4.2%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 자료를 분석한 야데니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베이비부머 세대가 보유한 주식과 뮤추얼펀드는 약 35조2,000억달러로, 미국 전체 가계 보유액의 55%에 달한다.
이 같은 투자자산은 이미 자녀들의 주택 구입 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 베테런스유나이티드홈론의 지난 4월 조사에서 자녀의 주택 구입을 지원했거나 지원할 계획인 부모의 절반이 투자계좌에서 자금을 마련한다고 답했다. 지원 예상액은 5만~9만9,999달러가 약 4분의 1, 10만~19만9,999달러가 12%였다.
AI 관련 주식은 최근 증시 상승의 핵심 동력이었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S&P500 수익률의 약 75%가 AI 관련 종목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으로 늘어난 부모 세대의 자산이 다시 줄어들면 자녀 지원도 위축될 수 있다.
2025년 발표된 경제학 연구에서는 부모가 자산이나 근로소득에 큰 손실을 입으면 성인 자녀에 대한 금전 지원을 상당폭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이 적은 가구에서 영향이 컸다.
연준의 2025년 연구는 부모의 자금 지원이 젊은 가구의 주택 소유율에 13%포인트, 전체 주택 소유의 약 27%를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하락이 심화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알리안츠리서치는 S&P500지수가 25% 급락하는 가상 시나리오에서 미국 가계 자산 약 27조달러, 전체 순자산의 14% 가까이가 사라지고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이는 실제 전망이 아닌 가정에 따른 분석이다.
재정 전문가들은 부모가 주택 구입 지원금을 미리 현금이나 안전자산으로 확보했다면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주식 매각에 의존한다면 지원액 축소나 지급 연기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알리안츠는 증시가 15% 조정받으면 회복에 6~9개월, 25% 하락하면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관리업체 세룰리어소시에이츠는 2048년까지 약 105조달러의 자산이 상속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에 따라 실제 이전되는 재산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AI 주식 급락이 부모의 주택 구입 지원이나 상속에 이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지만, 자녀 세대가 기대하는 자산이 반드시 약속된 금액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기사제휴=미주헤럴드경제)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